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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기업·자영업자 빚 1500조 돌파…제조·서비스업 대출 급증

업권별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빠른 증가세

2021-12-01 22:42:36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비욘드포스트 유제원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역대 두 번째 규모로 급증하면서 1500조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충격으로 빚 내서 버티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고 이에따라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대출이 급증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1년 3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530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52조2000억원(3.5%) 증가했다. 이는 2분기(42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2020년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64조7000억원(12.1%)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은 경제통계국 송재창 금융통계팀장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도 원자재 가격 상승, 설비투자가 확대 전망과 함께 상반기 결산으로 인한 재무 관리로 2분기 기업들이 일시 상환한 자금을 3분기 들어 다시 대출 받으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업형태별로는 법인기업이 68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비법인기업은 서비스업,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금이 늘면서 전분기대비 11조1000억원 증가한 42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말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986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1조2000억원(4.4%) 늘어 2분기(33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34조7000억원(15.8%) 늘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이 13조8000억원 늘어난 321조5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도·소매업(8조원→10조6000조원), 금융·보험업(1조4000억원→4조2000억원) 등도 증가폭이 확대 됐다. 반면 숙박·음식점업(2조6000억원→2조2000억원)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송재창 팀장은 "3분기 서비스업 대출은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도·소매업은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수요로, 부동산업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대출 중 주로 자영업자가 몰린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의 비중은 31.1%인데, 이 가운데 자영업자는 대략 19% 정도로 추산된다.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의 대출금 규모는 306조8000억원이며 이중 예금은행 대출금은 203조6000억원이다. 예금은행 대출금 가운데 법인기업 대출이 94조6000억원(46.5%), 자영업자 등 자영업자 등 비법인기업은 109조원(53.5%)이다. 비은행예금기관은 집계가 되지 않은 액수라 이를 포함하면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109조원 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송 팀장은 "도·소매업의 경우 자영업자를 비롯한 비법인 기업 대출이 50%정도 되고, 숙박·음식점은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법인 대출이 80%정도 된다"며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3분기 업황이 안 좋아 운전자금은 2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고, 시설자금은 증가폭이 축소됐는데 개인 사업자 중심으로 창업 기업 수가 예년을 하회하다 보니 시설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조업 대출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분기대비 7조7000억원(1.9%) 늘어난 41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식료품·음료(-1000억원→7000억원),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2000억원→6000억원) 등이 증가로 전환되고 금속가공제품(5000억원→8000억원) 등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화학·의료용제품(1조2000원→8000억원) 등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사진=유제원 기자)
(사진=유제원 기자)

송 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제조업 중 시설자금 증가액이 2분기 3조3000억원에서 3분기 4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는데 경기가 회복되고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 등으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를 하려는 모습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1분기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0.1달러에서 2분기 67달러, 3분기 71.7달러로 늘었다.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 대출액은 89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8조7000억원(3.3%) 늘었다.

시설자금 대출은 631조원으로 전분기대비 23조5000억원(3.9%), 전년동기대비 78조원(14.1%)늘었다. 이는 202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아파트 매입 등이 어려워 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업용 부동산 매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송 팀장은 "시설자금 대출이 역대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은 상업용 부동산의 시설투자 증가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설비투자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진 영향"이라며 "부동산업 특성상 부동산에 대한 매입 자금이 시설자금으로 잡히는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상업용 부동산 수익 증가로 아파트 투자보다 오피스텔 등 상가에 대한 투자로 자금이 이동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더 빠르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대비 28조3000억원(2.6%), 전년동기대비 87조7000억원(8.5%) 증가했다.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전분기대비 23조9000억원(6.1%) 늘었다. 지난해 2분기(24조1000억)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전년동기대비로는 77조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과 금융·보험업이 각각 전분기 대비 각각 6조3000억원, 4조원 늘었고, 부동산업도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송 팀장은 "서비스업의 경우 운전자금 등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대출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금융보험업은 신탁회사에서 매입을 하게 되는데 통상 1분기와 3분기 늘어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도·소매업의 경우 업황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소형·소매점에서는 매출 부진으로 자금수요가 전분기 보다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kinghe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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