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오픈AI에 비견되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인공지능(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월가를 덮치면서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들이 폭락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시총 1위 기업이었던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하면서 AI 거품론이 월가를 덮쳤다. 자료=야후파이낸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시총 1위였던 엔비디아는 17%, 대만 TSMC는 13.2% 폭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9% 넘게 급락했고 마이크론도 11.7%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3.2% 상승하며 시총이 3조4600억달러를 기록,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엔비디아 시총은 3조달러가 무너지며 2조9000억달러로 내려앉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 넘게, 구글은 4% 넘게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엔비디아 주가의 폭락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612.47포인트(-3.07%) 급락한 19,341.83에 거래를 마쳤다.
CNN은 AI 열풍의 주요 수혜자인 반도체 칩 설계업체 엔비디아가 2020년 3월 이래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AI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폭락한 것은 미국 AI 업체들이 AI 언어모델 훈련에 들인 비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자금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를 공개한 영향이 컸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 시크'발 공포가 월가를 덮쳤다. 사진=로이터통신
딥시크는 지난주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신 모델 'o1'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추론모델 'R1'을 공개했다.
딥시크의 깜짝 출현에 시장에서는 미국의 AI 패권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월가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스리니 파주리는 "딥시크는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공급 업체)만큼 많은 컴퓨팅에 접근할 수 없는데도 어떻게든 경쟁력이 높아 보이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더 긴급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