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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우거지상’-정유경 ‘함박웃음’…신세계 오누이 경영실적 ‘극과 극’

2019-02-20 13:50:01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우).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우).
[비욘드포스트 박주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지난해 경영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정 부회장이 맡은 이마트는 오프라인 마트영업 부진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은 반면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의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491억원, 영업이익 46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9% 감소하며 우울한 실적을 내보였다. 특히 오프라인 마트 부문의 영업이익이 25.4% 급감하며 타격이 컸다.

이마트는 소비양극화, 최저임금인상,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고객 수 감소 등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활성화에 따른 오프라인 마트 부진을 타개할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실적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1819억원, 영업이익은 397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부분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면세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와 패션 화장품 사업을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 선방이 눈에 띈다.

신세계디에프는 인천공항 면세점 개장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신세계디에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8%, 160%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14.6% 증가한 1조26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8.3% 급증한 5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는 면세점의 성공적 안착과 화장품 사업 고성장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말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를 맡고, 여동생인 정 총괄사장이 백화점과 면세점을 담당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남매가 분리경영에 나선지 3년이 지났지만 정 총괄사장과는 달리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번 신세계의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정 총괄사장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지분을 모친인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정 부회장에 비해 존재감이 작았던 정 총괄사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그룹 내 위상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똑같이 18.22%씩 보유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임원은 “이 회장이 지분 증여를 계속 늦추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남매에 대한 경영 능력 검증 때문”이라며 “정 총괄사장이 취임한 이후 정 부회장보다 실적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 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 기자 pjy@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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