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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라크 잭팟'은 끈기와 인연

2019-07-03 10:41:03

마흐디 총리와의 '악연'서 24억 5천만달러 대형 수주 성공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현대건설 제공)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현대건설 제공)
[비욘드포스트 이지율 기자] 이라크에서 20억 달러를 웃도는 대형 수주를 따낸 현대건설과 압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현 총리의 인연이 새삼 화제다. 악연으로 시작됐지만 오랜 인연을 맺으면서 좋은 결실을 봤다는 것이다.

3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이라크에서 24억5000만 달러(2조9249억원)짜리 재건사업(해수처리 플랜트 프로젝트)을 따냈다.

이라크는 2003년 미국과의 전쟁, 2011년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을 거치며 국가기반시설이 대부분 파괴됐다.

해수처리 플랜트는 이라크 바스라 석유회사가 발주한 대형공사로 바스라 남부유전의 원유 증산을 위해 유정에 주입할 하루 500만 배럴 용량의 물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22일 이 공사를 수주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1위로 올라섰다.

현대건설이 올 상반기 이라크에서 대형공사를 따낸데는 현지 고위급 인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고위급 인사가 현재 이라크 내각을 통할하는 압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로 그는 사담 후세인 정부가 미국과 전쟁에서 패해 무너진 지난 2003년 이후 들어선 미군정에서 일했고 재무장관, 부통령 등을 거쳐 현 내각을 이끌고 있다.

이라크 미 군정(임시행정처)은 부시 행정부가 2003년 후세인 정권을 축출한뒤 현지 재건작업을 담당하기 위해 구축한 행정조직으로 압델 압둘 마흐디 총리는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들어선 미 군정에서 해외 건설사들의 공사 미수금 헤어컷(탕감)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현대건설과 첫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시아파인 그는 지난 2006년 수니파-시아파 내전, 2011년 오바마 행정부의 미군 철수,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대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을 거쳐 출범한 행정부에 지난해 입성했다. 그는 미군정에서 근무할 당시에 현대건설측에 미수금 80%탕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정부의 총리로 입성하면서 오랜 인연을 평가하며 현대 건설측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앞서 1990~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장기미수금에 발목이 잡혀 2001년 부도사태를 겪었다. 당시 현대건설의 장기미수금 규모는 1조를 웃돌았고,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도 미수금 후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론스타에 넘어가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이지율 비욘드포스트 기자 sgl@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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