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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의원, 총선 표심 위해 ‘기업 때리기’ 나섰나

25일 기자회견 열고 ‘정몽준-정기선 재벌승계 위한 배당잔치’ 비판
배당 주체는 '현대중공업' 아닌 '지주'...타 지주사 비교해도 적정 수치

2020-02-27 09:10:11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민중당 소속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이 지난 25일 울산광역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준-정기선 배당잔치’라는 주제로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정책을 비판했다.

김종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노동자는 산재사망에 대량징계, 임금체불인데, 정몽준-정기선 부자는 지배 지분 확대에 930억 원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밝히고, “재벌 3세 승계는 의혹이 아닌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울산시민과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 동구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집중된 곳인 만큼, 김종훈 의원의 이 같은 비판은 노동자들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해주는 든든한 방패막이처럼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경제논리나 시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김 의원의 발언은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 표심을 얻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충분히 비춰질 수 있다.

우선 정몽준-정기선 부자가 배당받는 주체는 현대중공업이 아닌, 현대중공업지주이다. 서로 다른 회사를 마치 같은 회사처럼 묶어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뿌리가 같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현대중공업 실적과 연결되는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배당이 없고, 현대오일뱅크 실적 등과 연결되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배당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다음으로 주식회사의 배당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느냐다. 김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정몽준-정기선 부자만 배당을 받는 것이 아닌, 절반 이상의 기관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들이 같은 비율로 배당 받는 것인데도 마치 배당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적시하고 있다.

주식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적정한 배당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타 지주사들의 배당률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치가 아니었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 각 그룹사의 배당성향도 갑작스런 것이 아니다.

배당성향은 이미 2년 전에 밝혔고, 주식회사가 투자자 및 주주에게 약속한 바를 이행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8월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하고 향후 지주사의 경우 70% 이상, 자회사는 30% 이상의 배당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자사주소각이 경영 승계의 방편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지주 측은 지난 7일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정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영업이익과도 별개로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충분한 재원을 확보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작년 12월 보고서에서 당해 9월말 다소 높아보였던 현대중공업 지주의 재무부담도 현대오일뱅크지분 매각 대금 후에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김 의원의 비판은 배당이라는 2년전의 경영방침 이행과 충분한 재원이 동반된 자사주소각이라는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기업의 결정에 단순히 노동자들의 입장을 끼워맞춘 모양새다.

기업인 때리기를 통한 국회의원들의 선거철 표 관리가 울산 경제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 이제는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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