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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1학년 4% 매일등교 못해…중1 매일등교는 16%

서울 602개 초교 중 24개교, 초1 매일등교 불발
과대·과밀이 11개교, 나머지는 학부모 방역우려

2020-10-21 16:58:25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등교 수업 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등교 수업 운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초등학교 1학년 매일 등교를 추진한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학교의 학사운영 현황을 집계한 결과 학생 4%가 매일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은 학생 수가 많아 거리두기가 어려운 과대학교, 과밀학급에 다니고 있다.

교육부가 등교 확대 방안으로 제시한 오전·오후반, 시차등교를 택한 초교는 서울 전역에서 2개교에 그쳤으며 소규모 초교 중 전면등교를 한 곳도 14%에 불과했다. 학부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인구가 많은 서울의 특성상 등교를 확대하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일등교 불가" 서울 24개교 3분의 1이 강남·서초

조 교육감은 21일 오전 종로구 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초등학교 602개교 중 96%인 578개교가 초1 주5일 등교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초1은 올바른 생활 습관을 들이는 때이며 학생 상호간의 만남이 몹시 중요한 시기"라며 "거리두기를 하기 어려운 과밀학급, 과대학교에서도 저학년 학생들이 주4회 이상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학사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 내 602개 초교 중 24개교(4.0%)가 매일등교를 하지 못했다. 이 중 전교생 1000명 이상 과대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 30명 이상 과밀학급학교는 11개교다.

매일등교를 못하는 24개교 중 3분의 1인 8개교는 강남·서초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총 57개 초교가 있다. 강남·서초 초1 14%가 많아야 주 4회 등교하며 원격수업을 병행하게 됐다. 8개교 중 6개교는 '과대·과밀'이며 다른 2개교는 학부모 반대로 매일등교가 불발됐다.

강연흥 교육정책국장은 "과밀·과대학교는 학부모들의 반대로 매일등교가 어려웠던 곳이 많았다"며 "1학년 매일 등교를 못한 학교 중 사립초가 많았는데, 추측컨대 (학부모들이) 등록금을 각자 내면서 일부는 못 가는 점을 지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학교도 '전면등교' 14% 불과…"방역 우려 높아"

전교생 전면등교를 하는 초교는 서울 전역에서 13개교(2.1%)다. 학생 수 300인 이하인 75개교 중에서도 11개교(14.6%)에 불과했다. 교육부가 등교인원을 늘릴 수 있는 대안으로 소개한 오전·오후반, 시차등교제를 택한 초교는 서울 전역에서 2개교로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교육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도 학생이 300명보다 적은 학교는 밀집도 3분의 2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안전을 우려한 여론이 더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규애 초등교육과장은 "소규모 학교도 학부모 설문을 진행했으나 전교생 전면등교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었다"며 "거리두기를 하면서 급식을 하기 어려운 등 여러 한계가 드러나기에 전면등교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면등교에 나선 초교 중 오전·오후반을 택한 학교는 1개교, 시차등교를 택한 곳이 1개교로 총 2개교"라며 "학부모들의 반대로 오전·오후반을 택한 학교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강 국장도 "일부 시·도교육청은 오전·오후반을 시도했으나 서울은 쉽지 않았다"며 "오전에 오는 학생과 오후에 등교하는 학생이 각각 따로 식사를 해야 하는데 한정된 시간 밀집도가 높아져 애초에 어렵다고 봤다"고 말했다.

◇중1 매일등교는 16%…고입 끝난 뒤 67%로 늘어나

시교육청이 함께 등교확대를 추진한 중1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교육청이 시내 55개 중학교를 표본조사한 결과 이 중 9개교(16%)가 매일 등교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중학교들은 3학년 기말고사와 고입전형이 끝난 뒤 1학년 등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중3 기말고사 이후인 11월23일 이후에는 총 23개교(42%)가, 고입전형 이후인 12월14일 이후엔 총 37개교(67%)가 매일등교에 나서기로 했다.

시교육청이 지난 19일부터 12월31일까지 수업이 가능한 55일 동안 표본조사한 중학교들의 학년별 평균 등교일수를 집계한 결과 1학년이 평균 42일로 가장 많았다. 2학년은 38일, 3학년은 33일로 줄었다.

강 국장은 "중3의 경우 고입 준비와 기말고사로 등교를 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3개 학년이 밀집도 3분의 2(2개 학년)를 지켜야 해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1학년이 3학년보다 9일 더 많이 나오는데 1학기에 8~10일밖에 학교 가지 못한 걸 생각하면 적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많은 서울 등교확대 한계…"학급당 학생수 줄여야"

조 교육감은 인구가 많은 서울의 특성상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안전한 등교가 가능한 적정 학급당 학생 수가 몇 명인지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학급당 학생 수 문제는 여러 의견을 종합해 가장 적절한 기준이 뭐냐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며 "서울 혁신학교는 24명이 기준인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한국이 넘어 담대하게 사고하자는 차원에서 20명 이하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전 비서실장인 한만중 정책안전기획관(과장)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에 대한 기존 논의를 넘어서 코로나19에 맞는 기준을 적용하자는 시도는 교원단체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며 "교원 수 감축과 맞물려 학급수 축소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사실 학급 수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10월 말 내놓을 계획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안이 마련되면 등교가 추가 확대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강 국장은 "거리두기 단계가 좀 더 세분화돼 6단계가 된다면 서울에서 추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는 않은 만큼 등교 학생 수를 6분의 5, 6분의 4 식으로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초1 매일등교 이후 사회성 함양과 같은 결과가 좋게 나오면 방침을 방역당국과 상의하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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