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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퇴…실종자 가족 "가식적인 쇼에 불과"

2022-01-17 12:59:03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오전 10시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한 입장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오전 10시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한 입장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비욘드포스트 유제원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7일 만인 17일 잇단 대형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피해자 가족들은 회장의 사퇴 의사와 관련해 '가식적인 쇼'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선 사건까지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HDC현산은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2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잇단 사고로 회사 신뢰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려 마음이 아프다"고도 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 회장은 또 "이번 사고로 피해자와 가족 분들에게 피해 보상은 물론 입주예정자와 이해관계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 다하겠다"며 "광주 화정지구 아파트는 사시는 분들이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험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이 10년인데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HDC현산이 지은 모든 주택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해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1일 사고 발생 후 유병규 HDC현산 대표 등과 함께 광주로 내려가 실종자 수색 지원 등 수습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9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 직후 광주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는 정 회장은 이번 사고 발생 이후에는 1주일 가까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비판이 일기도 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전 붕괴 아파트에 설치된 기존 크레인을 철거하기 위한 새크레인이 옆에 세워지고 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전 붕괴 아파트에 설치된 기존 크레인을 철거하기 위한 새크레인이 옆에 세워지고 있다.

한편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사퇴 의사와 관련해 '가식적인 쇼'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피해자 가족 협의회 안정호 대표는 17일 오전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물러 날게 아니라 실질적인 사태 해결을 총괄 책임지고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고개 몇 번 숙이는 사과는 '가식'과 '쇼'에 불과하다"며 "물러나는 것은 자유지만, 책임을 지지 않고 물러나는 것은 면피를 지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퇴 뒤 다른 사람을 세운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어디선가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며 물러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가족들에 대한 생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예기치 못한 수색 장기화로 인해 대부분의 가족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201동 23층~38층(완공시 39층)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부상이 입었고, 6명이 실종됐다가 1명이 구조됐지만 사망했다. 나머지 5명의 실종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kinghe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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