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신형범의 千글자]...비법(秘法) 같은 건 없다
출판 시장은 단골 멘트, ‘단군 이래 가장 불황’이라며 죽는 소리를 합니다. 그 만큼 책 읽는 사람이 적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책을 쓰는 사람은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역도서관, 문화재단, 북카페, 동네서점 등 다양한 형태로 글쓰기강좌가 늘고 있는 걸 보면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그 만큼 많다는 방증입니다. 얼마 전 친구는 “어떻게 그렇게 매일 글을 쓰냐”고 물어왔습니다. 엉터리 잡문이라도 매일 아침 포스팅하는 걸 격려하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몇 십 장씩 논문으로 발표하는 친구가 그런 말을 하니까 의외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박사님도 글쓰기가 부담스럽다는 뜻입니
-
[이경복의 아침생각]...보기 어려운 꽃과 열매
1.저녁에 펴 아침에 지는 옥잠화, 어제 올린 건 봉오리, 아침 일찍 찍은 향기로운 꽃 2.깊은 산에서 볼 수 있는 취나물꽃, 쑥, 냉이와 3대 봄나물 3.플라스틱 바가지에 밀려 요즘은 보기 힘든 박, 박씨 물어다 준 제비 흥부전에서나? 4.꽃은 자연의 시, 시는 마음의 꽃, 노래는 시의 울림, 꽃 시 노래는 신선되는 길, 이 글이 좋아 만나고 싶다는 제자들과 어젯밤 번개팅
-
[신형범의 千글자]...정치를 ‘1도’ 모르는 자의 아침 넋두리
미리 밝혀두는데 오늘 얘기는 특정한 사람, 특정 나라를 겨냥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리고 최근 책을 읽다가 이곳저곳에서 유용한 내용을 발췌해 내가 이해한 대로 요약, 정리한 것에 불과합니다. 내가 배운 것, 알고 있는 것에 비춰 보니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혹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아, 나와는 생각이 다르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국가 지도자를 국민이 뽑는 나라는 200여 년 전만 해도 미국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촌의 문명국가는 거의 대부분 일반 국민이 보통선거로 국가의 리더를 선출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뽑은 권력자가 선하고 유능하기를 기대합니다. 맞습니다. 민
-
[이경복의 아침생각]...꽃 시 노래는 신선이 되는 길
1. 여인의 옥비녀 같이 생긴 꽃 옥잠화, 저녁에 펴 아침에 지는 향기 좋은 꽃 2. 옥잠화 비슷한 보라색 비비추 3. 금잔같이 생겨서 금잔화, 요즘은 메리골드, 어릴적엔 서광꽃, 뱀을 쫒는 꽃 4. 들국화라 불리는 벌개미취꽃은 자연의 시, 시는 마음의 꽃, 노래는 시의 울림, 그래서 꽃 시 노래는 신선으로 가는 길
-
[신형범의 千글자]... 사람은 죽어서 이야기로 남는다
결혼식과 달리 부고(訃告)는 어느 날 갑자기 느닷없이 날아옵니다.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습니다. 나 정도 나이가 되면 부고는 대개 부모상입니다. 예전에 비해 고인의 연령대가 많이 올라간 걸 느낍니다. 보통 80대 후반에서 90대 중반, 많진 않지만 백세를 넘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최근에도 한 달 동안 장례식장에 너댓 번은 간 것 같습니다. 도착하면 우선 방명록에 서명한 다음 고인께 예를 표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국밥 한 그릇 먹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나 지인들과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을 보냈다 싶으면 다시 한번 유족을 애도하고 돌아옵니다. 형식적
-
[이경복의 아침생각]...임꺽정처럼 분노할 때?
양주 불곡산 임꺽정봉 아래 옛 관아지에 있는 목사 공덕비와 왕이 활 쏜 자리 어사대비 자세히 보니 분노한 백성들이 곡괭이로 찍어 깨뜨린 흔적 뚜렷, 양반 야유하는 양주별산대놀이 있고 수탈해 간 곡식 관청에서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 준 임꺽정처럼 범죄자와 잡놈들이 판치는 지금 정치판 깨뜨릴 양심 세력이 뭉쳐 일어날 때 아닐까?
-
[신형범의 千글자]...술 안 권하는 사회
‘소버 큐리어스’는 ‘건강을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멀리하다’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일상과 사교생활에서 꼭 술을 마셔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는데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술에 취하지 않은’이라는 뜻의 소버(Sober)와 ‘궁금한’이라는 큐리어스(Curious)를 합한 소버 큐리어스는 술에 취하지 않은 멀쩡한 상태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음주 후에 생기는 흥분과 충동적인 상태에 대해 의문을 품고 술 취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는 것입니다. 딱히 정해진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한 전문가는 알코올이 몸과 마음에 끼치
-
[이경복의 아침생각]...생각 없는 행정, 예산 낭비
1.이런 불량 주소판되어 갈아 주었는데도 또 똑같은 불량품, 2.얼마전 쌓은 개천 축대 무너져 다시 쌓았는데도 물이 축대 안에 흘러들어 또 무너지도록 마무리, 3.별 내용도 없는 이런 비싼 광고 왜 냈을까? 신문사와 무슨 결탁? 4. 작은 육교가 1100억? 행인 없다고 철거? 보이는 작은 일도 이러하니 탈원전, 4대강 같은 큰 사업 뒤엔 얼마나 큰 돈 낭비?
-
[신형범의 포토에세이]...천년 왕국 탐라
지금은 의심할 여지없이 대한민국의 일부이지만 제주도는 원래 한반도와 다른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선사시대 유물은 물론 신석기 유적도 한반도의 그것보다 훨씬 앞서고 심지어 고조선 건국신화인 단군 탄생보다 4년 빠른 BC 2337년에 탐라(제주)가 건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국신화도 육지의 탄생 설화와는 결이 좀 다릅니다. 보통 성인은 하늘에서 내려오거나 알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제주는 땅의 구멍에서 솟아납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고 세 명씩이나. 양을나, 고을나, 부을나가 그 주인공인데 제주에 많은 양씨, 고씨, 부씨의 시조가 되는 신화입니다. 탐라는 한국의 사료(史料)보다 중국 역사서에 먼저 등장하는데 한반
-
[이경복의 아침생각]...김포 대명항 상상과 실상
어선이 들어와 잡은 게를 트럭에 옮겨 싣는 걸 유심히 보니 모두 외국 노동자들, 김포 거리도 공장서 일하는 외국 노동자들, 어느 관광객이 저녁 노을 받으며 돌아오는 배 보고, 참 평화스런 풍경! 말했다가, 평화스럽긴, 얼마나 고생스런지 아느냐? 옆 사람 핀잔 듣고 세상 보는 눈을 바꿨다는데, 나도 외국 노동자들 보면서 상상과 실상 차이 실감!
-
[이경복의 아침생각]...9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피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 가로수에 나뭇잎은 무성해도 우리들의 마음엔 낙엽이 지고... 패티김 노래 들으면서 9월 맞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우리 정서를 병풍 그림처럼, 농가월령가 시처럼, 비발디 사계 음악처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힘! 가을은 원초적 정서인 고독이 깊어져 내가 보이는 계절, 가슴으로 맞이!
-
[이경복의 아침생각]...펄펄 끓던 팔월도 가고
따끈따끈 가을볕에 고추 바삭바삭 말리고 밤송이도 10여일 후엔 붉은 알밤 떨어지고 푸른 하늘에 맨드라미꽃 붉어라. 쑥부쟁이 들국화도 하늘거리고 매미 소리 잦아드니 가을 하늘은 더욱 높아지네! 오랫만에 애국가 3절 생각, "가을 하늘 공활(텅비어 있지만 활달하여 생기있고 힘차며 시원)한데 높고 구름 없이..."
-
[신형범의 千글자]...누구든지 ‘N잡러’가 된다
방송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록》에 출연한 서른여섯 살 이다슬 씨의 직업은 성우입니다. 이 밖에도 아나운서 요가강사 댄스강사 스피치강사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까지 무려 5개의 직업이 더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N잡러’입니다. 그런데 이 씨가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직장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나 부업을 하는 N잡러가 주변에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평생직장은 이미 낡은 개념이고 자기만의 전문직업으로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는 ‘평생 직업’의 시대도 지났습니다. 앞으로는 한 사람이 평생동안 평균 5~6개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이미 10년 전에 “우리는 6번째 직업에 대
-
[이경복의 아침생각]...세계 오지 여행가의 페로 여행
인천 떠나 20여 시간 비행 두바이 오슬로 베르겐 거쳐 아이슬란드 영국 사이 페로 섬 여행 중인 70대 최순배님 부부 대단! 덴마크 자치령 인구 5만, 문명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땅, 식당, 여관 없어 주민 방 빌려 식사 직접 해결, 원시 땅 1주일 즐기고 노르웨이 오지로 향하는 두 분 전화 목소리 힘찬 건 각별한 부부 사랑과 원시 자연이 뿜는 기의 힘 받아?
-
[신형범의 千글자]...루틴이 삶을 바꾼다
얼마 전에 본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는 도쿄시내 화장실 청소부입니다. 매일 새벽 환경미화원이 골목을 빗자루질 하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이불을 개고 화분에 물을 주고 양치질과 면도를 마칩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집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 차에 오르고 카세트테이프로 올드팝을 들으면서 출근합니다. 점심엔 나무 그늘 아래서 샌드위치를 먹습니다. 퇴근 후에는 대중목욕탕에서 씻고 단골 식당에서 저녁을 먹습니다. 루틴은 매일 또는 일정하게 반복되는 짧은 행동을 이어 붙여 하나의 완성된 무언가를 만들어냅니다. 일정한 연속선상에서 정신은 이론을 만들고 행동은 습관을 바꿔 삶을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
-
[이경복의 아침생각]...대전의 자랑 성심당 빵집
6.25 흥남 철수 피난한 임길순님, 대전 성당서 받은 밀가루 2포로 끼니 잇고 살아 남으면 성심으로 많은 사람에게 베풀겠다 결심 1956년 '聖心堂' 간판 걸고 빵 만들기 시작, 당일 못 판 빵은 가난한 이웃에 제공, 지금은 선전 많이 하는 대형 빵집보다 매출 많고 대전 지나면 일부러 찾을 정도, 정치인들도 이런 성심으로 정치하면 얼마나 좋으랴!
-
[신형범의 千글자]...메타인지가 꽝이거나 꼼수거나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개로 종합 15위를 목표로 정했습니다. 각 종목별로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5단계 예측에 따라 목표를 삼은 거라고 대한체육회장은 밝혔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금메달 13개로 목표치의 2배를 훌쩍 넘겼습니다. 거기다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전체 메달 수는 32개로 개최국 프리미엄을 본 1988년 서울올림픽(3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결과를 보고 든 생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대한체육회의 무지와 무능입니다. 경쟁국과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무지하면 그런 엉터리 예측을 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우리 선수들의 수준을 세계 수준에서 어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