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미-이슬라엘과 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이틀 째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중동 화약고가 또다시 불거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 이란 미사일 공격 지점. 정리=연합뉴스
이번 중동지역의 정치적 리스크는 이란 최고자 하메니이가 사망하면서 이란이 타협에 나서기 보다는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이서 장기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유가가 벌써부터 급등하고 있는 데다 호르무츠해협이 봉쇄될 경우 전세계 물류 시스템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는 1일 핵심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이란은 미-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이틀 째 중동 곳곳의 미군 거점을 동시다발로 타격하며 보복을 이어갔다.
이날 이란 국영 방송은 역내 미군 기지 27곳을 비롯해 이스라엘 군 본부와 방위 산업 단지 등이 공격 목표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라크 에르빌 공항 근처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전날 미군은 에르빌 상공에서 여러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한 바 있다.
비슷한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 바레인 마나마에서도 여러 차례 굉음이 이어졌고, 도하 상공에서는 시커먼 포화가 치솟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호르무츠해협이 봉쇄될 경우 우리나라의 물류 대안이 불확실하다고 한국무역협회는 1일 밝혔다. 사진=AFP, 연합뉴스
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차단될 위험이 커지면서 전 세계 해운 업계 등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 혁명수비군은 이미 이 해협으로의 운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 상태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해협을 장기 봉쇄할 경우 유가 급등 등 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으로 국제유가는 이미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한 상태다.
유가가 급등하면 전 세계적으로 상품의 생산·운송 비용이 치솟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 여파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제한된 횟수의 이란 공습에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길 수 있고 분쟁이 길어지면 원유 공급망에 혼란이 일어나면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이는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실질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관측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르면 세계 평균 물가 상승률은 0.6∼0.7%포인트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한 글로벌 주식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UPI, 연합뉴스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는 위험 기피 성향을 자극해 주식 시장의 투매를 촉발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의 론 부소 에너지 칼럼리스트는 "이번 공습의 규모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할 때 미국 측은 이란 지도부의 무력화를 목표로 장기전을 준비한 것 같다"고 봤다.
또 "이란 당국이 얼마나 큰 위협을 느낄지에 따라 보복의 범위와 대상이 달라질 수 있어 이 자체가 시장에 큰 불확실성이 됐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악영향이 단기적 성격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적진 않다.
산유국 그룹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가 대규모 증산을 추진하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이 호르무즈 해협 대신 다른 수출 항로를 쓸 수 있는 만큼 유가 상승 압박이 상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