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가구, 주식서 돈 벌면 70%가 부동산으로 이동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우리나라는 주식 투자 수익이 우선 부동산으로 향하기 때문에 주식 자산 증가 효과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1만원 벌면 1.3%인 130원만 소비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자료=가계복지조사, 한국은행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은 7일 '우리나라의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주가 상승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주식 자산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가가 1만원 오를 때 자본이득의 1.3%인 130원 가량만이 소비재원으로 활용됐다.
유럽, 미국 등 다른 주요국에서 자본이득의 3∼4%가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 데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그 배경으로 '부동산 쏠림 현상'을 들었다.
주식투자 이익이 우선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면서 소비 확대 효과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특히 무주택 가구는 주식 자본이득의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국가별 자산효과 추정치. 자료=자료 한은거시분석팀 추정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보면 가계의 주식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팬데믹 이전 2011~19년 가계의 연평균 주식 순매입액은 1.3조원이었으나, 이후 2020~25년 50배 수준인 64조원으로 늘어났다.
연령계층별로 살펴보면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소득계층별로는 중·저소득층에서, 자산계층별로는 순자산 규모가 작은 계층에서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최근 서울 주택매매 자금출처조사에서도 주식매각대금 비중이 크게 늘었다.
국내 주식은 수익률이 낮고 변동성은 높아서 가계가 자본이득을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소비 증가 효과를 약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주식 투자 저변이 넓지 않아 주가 상승의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거론됐다.
다만, 연구진은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주가가 빠르게 뛰면서 가계의 주식 보유가 대폭 늘고 참여계층도 다양화되면서 기대 이익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는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은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 경제의 전체 자산효과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들은 주가가 조정될 경우 역자산효과가 맞물려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가계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가계의 주식 장기보유 유인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성구 전문위원 ttintl1317@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