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백내장 수술 후 빛으로 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수정체가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의료기기 유통 전문기업 아라케어(ARACARE, 대표 서덕영)는 지난 12일, 강남 드리움 8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RxSight사의 ‘LAL(Light Adjustable Lens)’과 ‘LAL+’를 공개했다. 이번 제품은 기존의 수술 전 도수 계산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해 수술 후에도 환자의 생활 패턴 및 상황에 따라 시력을 조정할 수 있는 점이 핵심이다.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아라케어는 2000년대 초 의료기기·전문 기자재 수입·유통으로 시작해 2012년부터 국내 안과용 인공수정체 렌즈 및 첨단 장비를 해외 유수 제조사로부터 공식 총판 자격으로 도입해오고 있다. 현재 국내 8개 협력 대리점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안과 의료기관에 다양한 렌즈와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기자간담회 문을 연 서덕영 아라케어 대표는 먼저 회사 소개와 함께 이번 론칭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에 소개된 LAL·LAL+는 수술 한 번으로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이뤄진다. 이후 외래 내원 시 특수 장비로 렌즈에 빛을 조사해 도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기존 백내장 수술이 수술 전 계산에 승부를 걸었다면 LAL·LAL+의 경우 수술 후 조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안과 분야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환자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백내장 수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며 “빛으로 도수를 조정하는 RxSight의 LAL·LAL+는 그간의 경험을 집대성해 국내에 소개하는 차세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연자로 나선 퍼스트삼성안과 나성진 원장은 ‘빛으로 완성하는, 시력 조정 가능한 인공수정체’를 주제로 LAL·LAL+의 기술적 원리와 임상 경험을 소개했다.
기본적인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때 수술 전 각막 상태와 안구 길이 등을 기반으로 인공수정체 도수를 계산한다. 문제는 ±0.5 디옵터(D) 이내 굴절 오차 범위에 들어가는 비율이 기존 인공수정체 기준 약 80%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 나 원장의 설명이다.
나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는 0.5D 정도의 오차가 있어도 큰 불편을 못 느끼지만 눈을 많이 쓰거나 시력에 민감한 직업군, 빛번짐에 예민한 이들은 미세한 오차에도 불만이 커질 수 있다”며 “게다가 라식·라섹 경험자나 불규칙 난시가 있는 이들은 도수 예측이 더 어려워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LAL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인공수정체다. 수술 시 일반 인공수정체처럼 삽입하되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지나 환자 생활 패턴과 시력 요구를 확인한 뒤 ‘Light Delivery Device(LDD)’로 특수 파장의 빛을 조사해 렌즈 내 고분자 구조를 재배열한다. 이 과정에서 렌즈의 도수가 바뀌어 굴절 상태를 조정할 수 있고 최대 3회까지 조정 후 ‘락인(Lock-in)’ 단계에서 도수를 고정하게 된다.
나 원장은 “LAL의 장점은 환자가 실제 생활 속에서 경험한 시야를 바탕으로 수술 후에도 원하는 시력을 찾아가는 과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도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렌즈 교환이라는 재수술이 필요했지만 LAL은 외래에서 LDD 조정만으로 목표 시력에 도달할 수 있어 재수술 부담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버전인 LAL+는 단초점 렌즈를 바탕으로 약한 연속초점 성격을 부여해 초점 범위를 넓혀주는 형태다.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에서 비교적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설계돼 노안 교정, 백내장 수술을 동시에 고려하는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나 원장은 실제 임상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통해 LAL 수술의 특징을 소개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퍼스트삼성안과 최성호 원장[제공:아라케어]
두 번째 연자로 나선 퍼스트삼성안과 최성호 원장은 불규칙 난시 및 라식·라섹 이력이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LAL·LAL+의 적용 가치를 소개했다.
최 원장은 “각막 표면이 고르지 않은 불규칙 난시는 빛이 망막에 고르게 모이지 않아 시력 수치가 비슷해도 시력의 질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상태”라며 “특히 라식·라섹 등 굴절교정수술을 받은 눈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경우 예측 오차와 고위수차로 인해 시야흐림·빛번짐·복시 등 불만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최 원장은 기존 방식으로는 불규칙 난시가 있는 각막에서 인공수정체 도수를 정밀하게 맞추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LAL·LAL+는 수술 당시 100% 완벽한 계산을 하는 대신 수술 후 실제 결과를 보고 다듬는 개념의 치료 옵션”이라며 “한 번의 수술로 인공수정체를 넣고 이후 LDD 조정을 통해 기존 방식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웠던 환자에게도 보다 완성도 높은 시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서덕영 대표는 "오늘 소개한 LAL·LAL+는 백내장 재수술 부담을 줄이고 환자가 원하는 시력을 실제 생활 속에서 미세 조정해 완성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국내 안과 의료 환경에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제시하는 파트너로서 앞으로도 보다 발전된 의료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