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최근 교육 현장에서 학폭징계가 갖는 위상은 과거와 궤를 달리하며, 단순한 교내 징계를 넘어 한 학생의 사회적 진출을 결정짓는 법적 처분으로 그 성격이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필수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데 이어, 2026학년도부터는 수능과 논술을 포함한 모든 전형에서 기록 반영이 의무화되면서 학폭징계 기록은 정성평가의 결정적 결격 사유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정부의 엄벌주의 기조에 따른 생기부 기재 연장과 강화된 양형 기준이 자리 잡고 있다.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으로 중대한 처분을 받은 가해 학생의 기록 보존 기간이 졸업 후 최대 4년까지 늘어남에 따라, 고교 시절의 과오가 대학 입시는 물론 졸업 시점의 취업 시장까지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경미하게 여겨졌던 사이버 불링이나 언어폭력에 대해서도 최근 학폭위는 가해 학생이 피해자의 고통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엄격히 따져 4호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는 추세다.
학폭징계의 파급력은 단순히 입시 점수 깎기에 그치지 않고 취업 시장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주요 대 기업과 공공기관이 채용 과정에서 인성 검증을 강화하며 생활기록부 제출이나 과거 징계 이력 확인 절차를 도입하는 흐름은 가해 학생에게 실질적인 사회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6호 이상의 출석정지나 강제전학 처분은 기업 입장에서 '윤리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배제 근거가 되기 충분하다.
로엘 법무법인 장영돈 대표변호사는 "검찰에서 부장검사로서 수많은 소년 사건과 형사 사건을 지휘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학교폭력 사건은 발생 초기 대응이 결과의 80% 이상을 결정짓는다. 학폭위 단계에서 작성하는 확인서와 진술서는 추후 행정소송에서 강력한 증거력을 가지므로 법리적 검토 없이 감정적 호소에만 매달릴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승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건 직후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징계 수위가 비례의 원칙을 어긋나지 않았는지 혹은 절차적 하자가 없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폭징계 기록이 생기부에 기재된 이후 이를 삭제하기란 대단히 까다롭다. 1~3호의 경미한 조치는 1회에 한해 유보되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처분은 졸업 직전 심의를 거쳐 삭제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척도는 '피해 학생과의 진정한 화해'와 '가해 학생의 긍정적 변화'다.
장영돈 대표변호사는 "학폭 기록이 입시와 취업의 절대적 결격 사유가 된 시대에 안일한 대응은 곧 자녀의 앞날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판례는 징계 조치의 객관성을 판단할 때 가해 학생의 평소 행실과 사건 직후의 태도를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므로, 기록이 남기 전 행정심판이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미 엄중해진 사법 기조를 개인의 힘으로 되돌리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학폭징계로 인한 '주홍글씨'가 자녀의 미래를 가로막지 않도록 증거의 허점을 짚어내고 정교한 방어 전략을 구축하는 것만이 학생의 정당한 권리와 미래를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