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상가 임대차 계약이 10년을 넘기면 권리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오해가 확산되면서 임차인들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은 10년으로 제한돼 있다. 일부 임대인들은 이를 근거로 권리금 회수까지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계약갱신요구권 기간이 끝났더라도 권리금 회수 기회는 별도로 보호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법조계는 임대인의 방해 행위가 확인되면 권리금반환소송을 통해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은퇴를 준비하던 A씨는 신규 임차인과 권리금 약정서까지 작성했지만, 건물주가 "리모델링 예정"을 이유로 계약을 거부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A씨처럼 임차 기간 10년을 넘긴 상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최근 수도권 상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법리적 근거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다. 이 조항은 임대인이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점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위반 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며, 배상액은 권리금 약정 금액과 신규 임차인이 지급하려 한 금액 중 낮은 쪽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대법원도 같은 입장이다. 대법원은 2019다228045 판결 등에서 계약갱신요구권 10년이 지났더라도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계약갱신과 권리금 보호가 별개 제도라는 판단으로, 10년이 지나 계약이 끝났더라도 임차인은 신규 임차인을 주선할 권리가 있고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실무에서는 증거 확보가 소송의 승패를 가른다. 신규 임차인을 물색한 정황, 권리금 약정서, 임대인의 거절 의사 표시, 문자·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이 핵심 증거로 기능한다. 반대로 신규 임차인 주선 없이 임대인에게 곧바로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구두 협의만 있었던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어렵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권리금반환소송에서 가장 자주 패소하는 유형은 신규 임차인을 제대로 주선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못한 경우"라며 "신규 임차인과의 접촉 과정, 임대인에 대한 주선 통지 기록, 권리금 약정서를 반드시 문서로 확보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이 리모델링·직접 사용 등을 이유로 거절하더라도 그 사유가 정당한지는 법원이 엄격히 판단하는 만큼 섣불리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