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뉴

HOME  >  사회

[신형범의 포토에세이]...빛의 교회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 입력 : 2026-08-10 06:44

[신형범의 포토에세이]...빛의 교회
일본 오사카 이바라키에 가스가오카라는 조그만 교회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손꼽히는 대표작 중 하나인데 ‘빛의 교회’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세와는 달리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작은 예배당으로 1989년 완공했는데 규모로 사람을 압도하는 건축물이라기보다 조용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소박한 공간에 가깝습니다.

‘빛의 교회’가 특별한 이유는 크기나 다른 것 때문이 아닙니다. 빛과 어둠, 벽과 침묵을 극적으로 대비시켜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공간을 이렇게 다룰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교회는 높은 종탑, 화려한 장식, 복잡한 조각 어느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현대 건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얘기할 때 대표적인 재료가 노출 콘크리트입니다. ‘빛의 교회’에서도 같은 재료를 사용했는데 콘크리트 벽은 단순한 구조체로만 기능하지 않습니다. 공간을 정의하고, 시선을 정리하고, 외부 소음을 차단하며 예배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장식을 최소화한 공간에서 제단 뒤편 차가운 콘크리트 벽을 뚫고 십자가 틈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공간의 방향을 연출하고 앉은 사람의 위치에 따라서도 선명하게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빛을 잘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창을 크고 멋있게 내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어둠을 유지시킬 공간과 빛을 최대로 끌어들일 장소, 빛을 어떤 방향으로 보게 할 것인지를 세심하게 설계해서 빛이 풍부해서 감동적인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만큼의 빛만 남겼기 때문에 인상적인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도쿄에서 찍었다’는 사진 한 장만으로는 에세이를 쓰기에 충분한 정보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러 연출한 것인지 우연히 찍은 사진인지 맥락을 알 순 없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 ‘빛의 교회’가 떠올랐습니다. 뒤늦게 깨달은 사실인데 건축이야말로 이과와 문과, 예체능까지 통합한 진정한 융합의 결정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건축주의 자본과 취향을 고려해야 하고 법적인 문제와 일하는 사람들을 통솔하는 리더십까지 고려하면 건축가는 ‘극한직업’임에 틀림없습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리스트 바로가기

인기 기사

최신 기사

대학뉴스

글로벌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