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과 파운드리를 묶는 턴키 사업 강화...어느 쪽이 상대 영역에서 먼저 자리잡을 지 관전 포인트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인텔(Intel)과 삼성전자가 AI 반도체를 둘러싼 경쟁 구도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분석했다.
인텔이 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고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분야 반격에 나서는 등 서로 반대 방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0일 분석했다.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일 인텔은 패키징·아키텍처 인터페이스를 통해 메모리와 컴퓨팅의 접점에서 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전했다. 인텔은 지난 6월 SK하이닉스 출신 임원을 영입하며 패키징 전략을 구체화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HBM과 파운드리를 묶은 턴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흑자 전환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석채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HBM4에 대해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흑자 전환에 대해서는 “수주 산업의 특성상 정확한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면서도 “가까운 시일 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메모리전략마케팅실장)은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메모리 공급 타이트 현상이 지속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턴키로 확보하려는 고객 수요가 뚜렷해진다”고 밝혔고, 강석채 부사장도 “다수의 AI·HPC 대형 고객사와 2나노 협력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공급 부족을 배경으로 HBM과 파운드리를 묶어 고객을 확보하는 ‘턴키’ 전략에 삼성전자가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인텔은 지난 6월 18일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운드리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립부 탄(Lip-Bu Tan) 인텔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첨단 패키징과 후공정(백엔드) 기술 개발, 제조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 전CEO는 과거 인텔에서 공정통합 업무를 맡았다가 SK하이닉스로 옮겨 2018년 12월부터 2022년까지 최고경영자를 지낸 인물이다. 인텔에서 SK하이닉스로, 다시 인텔로 돌아온 이력이 두 회사의 메모리·파운드리 교차 진출과 겹친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분석했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은 2026년 2분기 매출 58억 달러 중 외부 고객 매출이 2억9300만 달러(약 5%)에 그쳐 대부분이 자사 물량인데, 외부 고객 신뢰를 끌어올려야 하는 이 시점에 이 전CEO를 앉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인사는 인텔의 메모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인텔은 직접 웨이퍼를 만드는 방식으로 메모리 시장에 복귀하는 대신, EMIB 첨단 패키징, 칩렛(chiplet) 인터커넥트, CXL(Compute Express Link) 등 패키징·아키텍처 인터페이스를 통해 메모리와 컴퓨팅의 접점에서 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기준 순수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73%)에 이어 7%로 2위를 지키고 있다.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인텔이 패키징·인터페이스를 통해 메모리 시장에 접근하는 움직임이 당장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에 영향을 주는 단계는 아니지만, 두 회사는 이미 서로의 텃밭으로 교차 진출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경계가 AI 반도체 수요 앞에서 흐려지는 지금, 인텔과 삼성전자 중 어느 쪽이 상대 영역에서 먼저 자리를 잡을지가 앞으로의 실적발표마다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