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5년 서울·경기·인천 청년 32만7086명 순유입
같은 기간 경남·경북·전북 청년 16만3347명 순유출
유입·유출 모두 지원책 운영…고용·주거가 정착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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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① 경남 떠난 청년은 어디에 둥지 틀었나
② 충남 인구 늘어도 청년 떠났다…부산은 소멸 경고등
③ 아이가 태어나는 지역은 무엇이 다른가
④ 청년이 정착하는 지역이 살아남는다
"일자리는 수도권에 있고, 집값은 감당이 안 되는데 고향에는 남을 자리가 없다." 오늘날 청년들이 털어놓는 솔직한 고백입니다. 청년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 돈과 활력이 돌고 발길이 끊긴 곳은 소멸의 경고등이 켜집니다. 청년 이동은 이제 지역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가장 날카로운 변수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은 어떻게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있을까요? 현금성 지원 정책만 쏟아내면 청년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본지는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1~2025년 5개년 마이크로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청년 순이동과 인구 구조, 출생아 수의 실타래를 맞춰봤습니다. 단순한 통계 너머, 청년이 실제로 '발 딛고 머물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지역의 조건'을 총 4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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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경기도·인천광역시의 특별함은?
6일 본지가 KOSIS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특별시의 19~34세 청년 누적 순유입은 16만2510명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12만9965명, 인천광역시는 3만461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세 지역의 누적 순유입은 32만7086명이다. 같은 기간 청년이 순유입된 지역은 서울특별시·경기도·인천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 등 5곳뿐이다. 이들 5개 지역의 청년 순유입 합계에서 서울특별시·경기도·인천광역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다.
서울특별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순유입을 기록했다. 2022년 4만6198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2025년에는 3만172명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2021년 5만6843명에서 2022년 1만6829명, 2023년 1만5191명으로 감소했다가 2024년 2만5735명으로 반등했다. 2025년에는 1만5367명을 기록했다. 인천광역시는 2021년 3079명에서 2025년 8821명으로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다.
국토연구원이 지방 거주 경험이 있는 청년(19~39세) 1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청년의 지역이동과 정착'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의 지역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일자리였다. 수도권과 지방 간 이동에서는 교육이, 지방 간 이동에서는 주거환경이 일자리 다음 요인으로 꼽혔다. 정착 과정에서는 주거비와 대중교통 편의성도 주요 고려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 졸업 이후 첫 취업 과정에서 일자리가 집중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양대학교 전영수 국제대학원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이 독립하고 가족을 꾸리려면 고용과 주거라는 두 날개가 필요하다"며 "두 조건의 비교우위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어 청년이 그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탓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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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경상북도·전북특별자치도 청년은 왜 떠났나?
경상남도에서는 5년간 청년 7만6137명이 순유출되며 가장 많은 인원이 떠났다. 경상북도는 4만8932명, 전북특별자치도는 3만8278명으로 세 지역의 순유출 합계는 16만3347명이다.
세 지역 모두 5년 내내 순유출을 기록했다. 경상남도는 2022년 1만9479명에서 2025년 1만430명으로 유출 규모가 줄었지만, 5년 누적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년이 빠져나갔다.
경상북도는 2022년 1만1718명으로 유출 규모가 가장 컸고 2025년에도 1만756명이 빠져나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22년 8666명에서 2025년 6300명으로 줄었지만 순유출은 계속됐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가 올해 7월 공동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에서 부경대학교 류장수 교수는 지방 청년의 수도권 이동을 대학 진학 단계의 '1차 유출'과 취업 단계의 '2차 유출'로 구분했다. 류 교수는 지방 청년의 수도권 유출이 지역소멸과 국가균형발전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인재 정책을 다양한 전공으로 확대하고 장학금과 교육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기회발전특구 등 지역 일자리 정책을 연계해 지역대학 졸업생의 취업과 정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대학 진학 등으로 지역을 떠난 청년이 졸업 후 수도권에서 취업하면서 지역 복귀는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청년 유출이 장기화하면 지역 기업의 인력 확보와 대학 신입생 충원, 지역 소비 기반이 동시에 약화할 수 있다. 청년 인구 감소가 다시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 교수는 "지역에서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주거와 의료, 교육 등 이후의 정착 조건도 함께 무너진다"며 "지역에서 경력을 쌓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장기적인 삶의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학교 전영수 국제대학원 교수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는 모습./이종균 기자
◇ 청년정책 쏟아내는데…청년을 붙잡을 수 있나
정부는 19~34세 저소득 무주택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최장 24개월간 월세를 지원하는 '청년월세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순유입과 순유출 TOP3 지역 중에서는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상남도가 자체 사업을 통해 지원 연령을 39세까지 넓혔다. 특히 서울특별시와 경상남도는 정부 소득 기준에서 제외된 청년도 추가로 지원하는 중이다.
순유입 1위를 기록한 서울특별시의 청년 지원책을 살펴보면 올해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인공지능(AI) 특화 캠퍼스를 8곳으로 확대해 600명을 양성하고 현직자 교육과 인턴·취업을 연계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자체 '청년월세지원'을 통해서는 19~39세 청년 1만5000명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간 지원한다.
경기도는 '경기청년 일자리 매치업 플러스'를 통해 19~39세 미취업 청년과 도내 중소기업을 연결한다. 기업에서 3개월간 일할 수 있도록 인건비와 직장 적응 상담을 지원하고 정규직 전환까지 연계하고 있다. 청년기본소득을 통해서는 경기도에 3년 이상 계속 거주하거나 합산 10년 이상 거주한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 연간 최대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인천광역시는 지역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18~39세 청년 1700명에게 인천e음 소비쿠폰과 온라인 복지비를 합쳐 1년간 복지지원금 최대 120만원을 지급한다. 정부 월세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35~39세 청년에게도 자체적으로 월 최대 20만원씩 최장 24개월간 월세를 지원한다.
순유출 상위 지역도 취업과 주거, 자산 형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경상남도는 '모다드림 청년통장'을 통해 도내에서 일하는 청년과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매월 20만원씩 적립하고 2년 근속 시 이자를 포함해 약 985만원을 지급한다. 정부 월세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기준중위소득 60% 초과~150% 이하의 19~39세 청년 세대주에게는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간 월세를 지원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올해 'K-U시티' 프로젝트에 363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도내 17개 시·군과 28개 대학, 31개 고교, 110개 기업이 참여해 인재 양성부터 지역 기업 취업, 주거·문화까지 연결하는 청년 정착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19~39세 청년에게 '청년 행복카드'를 통해 1인당 100만원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올해 시작한 '전북청년 함께성공 패키지'를 통해 근로 청년에게 월 30만원씩 1년, 구직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을 지원한다. 청년이 매월 10만원을 저축하면 같은 금액을 2년간 추가로 적립해 주는 두배적금도 운영한다.
순유입·순유출 지역 모두 정부 청년월세 지원사업 이외에도 자체 청년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 이동의 차이를 정책 유무나 지원 규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 교수는 "청년의 눈높이와 가치관은 달라졌는데 정책은 과거의 관성적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금성 지원은 초기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정부 예산이 빠진 뒤에도 유지되는 자생적인 고용과 정착 구조가 없다면 청년을 붙잡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