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군에서 비위 신고가 접수되면 신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감찰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조사 대상자에게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안내되기도 한다. 수사나 징계가 시작되지 않은 감찰 단계에서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법률전문가의 조력은 향후 절차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는 초기 감찰조사 단계에서부터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변호사가 조사에 동석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어떠한 행위가 문제되고 있는지, 그 행위에 어떠한 법적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는지, 대응을 위해 어떠한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지를 초기 단계에서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다.
조사 대상자는 조사관의 질문에 답변하는 데 집중하다 보면 해당 질문이 어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 어떠한 법적 쟁점을 전제로 하는지를 혼자서는 파악하기 어렵다. 변호사가 조사에 동석하면 질문의 취지와 전제된 사실관계를 함께 살펴 법적 쟁점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감찰조사를 사실확인 절차로 보고 우선 기억나는 대로 진술한 뒤, 수사나 징계 절차로 이어졌을 때 변호사의 도움을 받겠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감찰 단계에서 어떻게 소명하는지에 따라 이후 다뤄지는 쟁점과 절차의 방향, 사건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감찰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후 수사나 징계 절차와의 관계를 고려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거나 정상관계를 참작받기 위한 취지로 한 진술이라 하더라도, 이후 절차에서는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거나 불리한 판단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감찰 단계에서는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 것인지뿐만 아니라, 진술이 향후 수사나 징계절차에서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감찰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이를 사실확인 절차로 보고 대응해서는 안 된다. 감찰조사는 향후 수사나 징계절차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진술과 제출자료가 이후 절차에서 불리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 앞서 문제되는 행위의 법적 성격, 인정하거나 다툴 사실관계, 이를 뒷받침할 증빙자료를 미리 검토하고, 향후 수사나 징계 절차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감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쟁점을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마련하는 것은 권리 보호와 향후 절차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