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인공지능 기술로 타인의 얼굴이나 음성을 합성하는 딥페이크가 디지털 성범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일상 사진이 성적 이미지로 변형되거나, 합성물이 지인들이 참여한 대화방에 퍼지는 경우 피해는 온라인을 넘어 학교와 직장, 가족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촬영된 영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피해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딥페이크 사건에서는 제작과 유포, 소지와 시청 등 행위 유형을 구분해 법적 책임을 살펴야 한다. 피해자에게는 확산 방지와 증거 확보가, 수사 대상자에게는 자신의 행위와 관련 자료를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변호사를 찾는 경우에도 형사절차와 피해 회복에 필요한 대응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성폭력처벌법은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얼굴·신체·음성 등을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행위를 처벌한다. 이러한 성적 허위영상물 제작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며, 제작 단계에서 유포 목적이 없었다고 해 처벌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인공지능 합성물이 곧바로 성범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합성물의 내용과 표현 방식, 대상자의 의사 등 구체적인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사진 보정과 성적 허위영상물 제작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으므로, 실제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합성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대화방에 게시하는 행위도 별도로 문제가 된다. 직접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전달 경위와 내용에 따라 책임이 검토될 수 있다. 제작 당시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유포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제작 동의와 공개 동의를 구분해야 한다.
피해를 확인한 사람은 당황한 나머지 상대방에게 삭제부터 요구하기 쉽다. 그러나 게시물이나 계정이 사라지면 유포 경위를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게시 주소, 계정명, 발견 시각, 대화 내용 등 확인 가능한 정보를 정리하고, 신고와 삭제 지원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다.
증거를 확보한다는 이유로 합성물을 여러 사람에게 재전송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의 신원이나 이미지가 추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제출 방법은 수사기관이나 피해지원기관의 안내를 받고, 공개 게시판에 사건 내용을 올릴 때도 개인정보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전 연인이나 지인이 합성물을 이용해 연락이나 만남, 금전을 요구한다면 유포 피해와 협박 상황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요구 내용과 반복 여부,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를 시간순으로 기록하면 사건의 흐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에는 즉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딥페이크 관련 수사를 받는 경우에는 제작, 전달, 저장 등 자신에게 문제 된 행위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사용한 계정과 기기, 파일을 접한 경위, 대화방에서의 행동 등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기억이 불분명한 내용을 추측해 진술하면 이후 객관적 자료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장난이었다’거나 ‘다른 사람도 공유했다’는 설명만으로 사건이 정리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대화방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참여자의 책임을 같게 단정해서도 안 된다. 각자의 인식과 행동, 실제 가담 범위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형사전문변호사 상담을 준비한다면 출석요구서와 관련 대화, 사건의 시간순 정리 자료 등을 갖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법률 전문가에게 상담할 때도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사정을 포함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해야 대응 방향을 검토할 수 있다.
딥페이크 피해는 게시물이 삭제된 뒤에도 이어질 수 있다. 주변 사람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나 재유포에 대한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건 대응에서는 가해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과 함께 피해회복 방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을 검토할 때는 가해 행위와 피해 사이의 관계,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손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중요하다. 상담·치료 내역이나 비용 자료, 업무와 생활에 생긴 변화 등을 정리할 수 있다. 다만 배상 여부와 범위는 개별 사정과 입증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민사전문변호사를 찾는 피해자라면 형사사건 진행 상황과 손해 관련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변호사 상담을 검토하는 경우에도 유포 범위와 피해 내용을 정리하면 형사·민사 절차에서 확인할 쟁점을 구체화할 수 있다.
딥페이크 사건은 온라인에서 발생하지만 그 피해와 책임은 현실에 남는다. 피해자는 혼자 감당하기보다 신고와 지원 절차를 이용하고, 수사 대상자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위를 설명해야 한다. 확산을 막는 조치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사건 대응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