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신형범의 千글자]...성공보다 성장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때 단식 32강전에서 탈락한 탁구선수 신유빈은 그 사이에 메달권을 바라보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리올림픽 4강전에서 중국 첸멍에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역대 전적 4전4패로 절대 열세인 일본 하야타를 넘지 못해 4위에 머물렀습니다. 올림픽 경기는 종목에 따라 메달을 따는 과정이 조금씩 다릅니다. 육상, 수영처럼 동시에 여러 명이 출전해 실력을 겨루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높이뛰기, 역도처럼 기록을 재는 절대평가 방식도 있습니다. 또 펜싱, 유도 같은 종목은 맞붙어 싸운 상대를 이겨야 승리하는 방식이고 사격, 양궁처럼 한 사람씩 떨어뜨리거나 1:1로 겨뤄 상대를 제압
-
[이경복의 아침생각]...이 또한 지나가리라
피겨 여왕 김연아가 경기 시작 직전 긴장된 마음 다스려 평정 찾는다는 이 말, 미국 링컨 대통령이 인용해 유명해진 말, 기쁜 상황도 지나가니 교만하지 말고, 슬픈 상황도 지나가니 낙심하지 말고 평정심으로 살라! 요즘 날씨가 아무리 무더워도 곧 지나가리니 짜증내지 말고 즐겁게? 오늘 입추, 가을 시작!
-
[신형범의 千글자]...도자기 박물관에 들어간 코끼리
교회에 같이 다니는 사람들과 이른바 ‘형제 모임’을 가졌습니다. 다들 근처에 살기 때문에 식사하고 차 마시고 수다 떠는 걸 목적으로 한 달에 한번 갖는 정기 모임입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근처에 유명하다는 카페로 갔습니다. 공원처럼 꾸며 놓은 화려한 정원에다 건물은 박물관처럼 영국의 다양한 도자기들이 가득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카페 드 첼시’입니다. 독일 마이센을 시작으로 영국의 첼시, 로얄 코펜하겐, 체코 보헤미아 등 지금은 세계적인 명품 도자기로 유명하지만 18세기 초까지 유럽은 백색 도자기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까지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도자기를 귀한 보물처럼 여겼고 특히 중국산 청화
-
[이경복의 아침생각]...예쁜 꽃인데, 왜 이름이 망초?
시골길, 논뚝 밭뚝에 지천으로 핀 예쁜 꽃, 백여년 전 나라 망했을 때 철도에 많이 펴 망국초, 철도초 불리다 망초? 철도 침목에 묻어 온 외래초? 폐가 마당에 잘 자라 진짜 망초로 착각해 망초꽃 피면 불길하다? 이렇게 말은 세상 보는 색안경, 내가 잘 쓰는 말이 곧 내가 세상 보는 색깔, "지겹다" 보면 지겹고 "즐겁다" 보면 즐거운 세상? 그대가 잘 쓰는 말은?
-
[신형범의 포토에세이]...에펠탑 짝퉁
세계 유명 관광지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했을 때 로마의 콜로세움, 바르셀로나 파밀리아성당, 런던타워 등을 제치고 에펠탑이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맞은 1889년 준공한 에펠탑은 명성에 걸맞게 세계 유명 도시 곳곳에 ‘짝퉁’이 만들어지거나 오마주한 비슷한 디자인의 타워를 양산했습니다. 에펠탑의 성공에 배 아파하던 라이벌 영국은 1894년 에펠탑을 본따 블랙풀 타워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높이는 에펠의 절반에 불과하고 철골구조로 대놓고 짝퉁이라는 조롱을 받았고 특히 못생긴 디자인으로 비웃음을 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블랙풀 타워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1958년 일본 도쿄에는 도쿄타워가
-
[이경복의 아침생각]..."기쁜 것 같습니다" 참 답답한 말!
파리에서 우리 선수들 잘 싸우는 모습은 흐뭇한데, 메달 소감에서, "기쁜 것 같습니다" 식 말은 잘못된 말, 내가 지금 금메달 따서 기쁜데 왜 추측성 말? "아주 기쁩니다" 하면 얼마나 듣기 시원? 단언하는 말을 피하는 겸손한 말투?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신 없는 말투, 거짓스런 말투, 기 막히는 말투이니, 기 뚫리고 기쁘게 "기쁩니다, 행복합니다!"
-
[이경복의 아침생각]...태초의 사랑 노래, 정서의 바탕
요즘같은 무더위에 시원하게 짝 부르는 수컷 매미의 우렁찬 사랑 노래 들으면서, 어제 어느 시인의 쓰라려, 내 그리워 읽고 차분하게 자기 정서 들여다 보고 쓴 댓글에 나타난 가지각색 삶의 색깔들"인생은 즐거워 즐거워 즐거워" 중 '즐거워'만 소개, 감사해, 사랑해, 살만해, 기뻐라, 설레임, 끈기로, 간절함, 기다림, 아쉬워, 고달파, 애달파, 쓸쓸해, 외로워, 두려워!
-
[이경복의아침생각]...인생은 그리워 그리워 그리워
어느 시인이 삶을 되돌아 보면서 한 줄 시로, "인생은 쓰라려 쓰라려 쓰라려" 썼다기에 나도 비슷하게 써 본 제목, 중학교 때 초등학교 시절을 가슴 아리게 그리워 했고, 농원에 그리움의 상징인 장독대 만들어 놓고, "그리움 사랑 영혼의 아름다움" 새겼으니, 그리움 정서가 내 생각의 바탕? 그대는 어떤 정서가 생각의 바탕?
-
[신형범의 千글자]...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한국사람이면 모르는 이가 없습니다. 비슷하게는 ‘목수가 많으면 기둥이 기울어진다’ ‘상좌가 많으면 가마솥을 깨뜨린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각각 다른 의견을 말하거나 지시를 내리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혼란스러워진다는 뜻입니다. 리더십, 조직 내 의사 소통, 조직 구성원의 책임과 역할 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격언들입니다. 한데 이 말들은 모두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여기서 사공, 목수, 상좌는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들입니다. 사공은 배가 다른 곳으로 흐르지 않도록 물길을 잘 살펴서 노를 저어야 하고 빨리
-
[이경복의 아침생각]...뙤약볕 뜨겁고 날씨 더울수록
곡식과 열매는 알차게 익어 갈 것, 논에서는 벼이삭 쑥쑥 올라와 꽃 피고 수정돼 볍씨 통통해지고, 밭에서는 눈 밝혀주는 불로매 까만 아로니아와 약효 좋은 오미자는 수확할 만큼 농익었고, 산 속에서는 칡꽃 향기 그윽하니 깊은 여름 초가을 냄새 온 천지에 가득, 햇볕아, 뜨거워라, 바람아, 불어라, 온 생명이 환호하리!
-
[신형범의 千글자]...여름의 배신
사계절이 뚜렷(했었던)한 우리나라에서 ‘여름’이라고 하면 보통 6~8월 3개월 정도를 말합니다. 월별로 보면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이듬해 2월) 등 각 계절별로 3개월씩 지속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가서 다시 내려가지 않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를 말합니다. 과거 30년(1912~1940) 평균 여름은 98일인데 비해 현재 30년(1991~2020년) 평균을 보면 118일로 20일이 늘었습니다. 여름 시작일과 종료일도 6.11~9.16이었다가 최근 10년 평균을 보면 5.25~9.28로 5월과 9월은 이미 여름에 해당하는 기온입니다. 또 우리나라의 여름은 다시 장마
-
[이경복의 아침생각]...8월이네, 7일 입추 벌써 가을!
가을은 뜨거웠던 여름 추억하며 결실에 감사하는 계절, 고향의 은사님 집앞 나팔꽃 등 가끔 소식 주는 아드님 감사! 고향집 울타리 많이 폈던 삼잎국화와 여름에 많이 먹었던 감자떡, 이웃 덕분에 어머니 생각, 단골 수제비집 부부, 출가한 딸이 보낸 생일 축하난 받고 싱글벙글, 유리창 너머 불곡산 보이고 나까지 흐뭇!
-
[신형범의 千글자]...목사님과 ‘뒷것’
지난 주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과 같은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게 됐습니다. 일흔을 넘겼지만 나이에 비해 생각도, 말도 젊게 사시는 목사님은 갑자기 ‘학전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음악과 예술에, 그리고 고결한 사상에 김민기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했습니다. 주일날, 그것도 예배가 끝나자마자 평생을 목회자로 산 목사님의 입에서 나온 얘기가 ‘예수’나 ‘교회’가 아니어서 뜻밖이었습니다. 김민기와 그의 삶에 대한 얘기는 점심을 먹고도 한참 동안 이어졌습니다. 1970~80년대 청년문화, 저항음악의 상징이었지만 김민기는 앞장서서 투쟁을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학생운동단체나 노동단체에도 가
-
[이경복의 아침생각]...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은 오전 10시, 오후 2시 20분간 실시, 왕실 호위 문화 상징인 수문장 교대식은 나라마다 특이해서, 나도 영국 왕실 정문 앞에서 신기하게 봤던 생각하며 외국인들 표정이 재미있어 찰칵, 수문장 교대하듯, 요즘 세월은 7월에서 8월로,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교대하는데, 나는 이런 교대의 주체인가, 관객인가?
-
[신형범의 千글자]...올림픽 열기, 예전 같지 않다
‘세계인의 스포츠 제전’은 그저 명분일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올림픽은 스포츠행사를 통해 한 국가의 수준과 역량을 전 세계에 선전하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더 큰 게 현실입니다. 그 동안 역대 올림픽이 보여준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 그렇습니다. 1924년 파리올림픽은 1차세계대전의 참화에서 회복한 프랑스의 건재를, 1936년 베를린올림픽은 나치 독일이 유럽의 맹주임을 공표하는 무대였습니다. 1964년 도쿄, 1988년 서울, 2008년 베이징도 일본, 한국, 중국의 경제성장을 과시하고 정치적 후진성을 덮으려는 부차적(?) 의도가 더 컸습니다. 올해 파리올림픽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00년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린 하계
-
[이경복의 아침생각]...파리 올림픽 개막식, 굴렁쇠 소년
올림픽 개막식 풍경은 그 나라의 미의식, 센강을 배 타고 입장하는 선수들 주변 강가 여기저기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개막 예술 보며 36년 전 서울 올림픽 생각, 적막 속에서 나타난 소년의 굴렁쇠 굴리던 1분이 개막식 3시간을 압도해 세계인이 숨죽인 까닭은? 가장 한국적인 은근과 여백의 아름다움이 세계적 아름다움?
-
[신형범의 포토에세이]...학과 손님은 일어서야 예쁘다
아는 사람이 많진 않은데 ‘학(鶴) 하고 손님은 일어서야 예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반갑고 귀한 손님이라도 자기 집에 너무 오래 머물면 대접하기가 어렵고 부담스러워지기 마련입니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 가려고 일어섰을 때 속으로 느끼는 반가운 마음을 학에 비유한 것입니다. 실제로 학은 앉아 있는 것보다 서 있을 때 자태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가는 손님은 뒤꼭지가 예쁘다’는 속담도 비슷하지만 앞의 것이 훨씬 멋과 풍자가 뛰어납니다. 학과 관련된 속담 몇 가지 더 볼까요. ‘꿩 무리에 학’은 많은 사람들 중에 두드러지는 사람을 뜻하고 ‘까마귀 학 되랴’는 흔한 동물이 귀한 학이 될 리 없다는 뜻으로 사람은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