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세종대학교 환경융합공학과 노준성 교수 연구팀이 탄소와 질소의 안정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남극 연안 생태계 먹이망이 기후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의 ‘CHAMP 205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은 노준성 세종대 교수와 김종성 서울대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극지연구소 안인영 박사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서남극 연안의 빙하 후퇴와 해빙 변동성이 지역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안정 동위원소 기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빙하 후퇴가 연안 생물들의 식이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삿갓조개의 주요 먹이가 과거 미세조류에서 최근 해조류로 전환된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변화가 빙하 유입 영양물질과 빛 투과율 증가로 인한 해조류 생물량 증가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부 생물 종이 빙하 인근 지역을 주요 서식지로 활용하고 있음도 밝혀졌다. 이는 기후 변화가 단순히 생태계 외부 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 개체의 생존 전략과 생태적 역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에서는 남극 해빙의 지역별 변동성도 분석됐다. 서남극의 해빙은 빠르게 줄고 있지만 동남극은 확장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가 먹이망 내 탄소 동위원소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향후 남극 생태계 보전 정책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준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남극 먹이망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로, 향후 극지 생태계 보전과 관련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