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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다리 30cm 높이도 사망…'안전모' 착용은 필수"

신용승 기자 | 입력 : 2025-09-18 16:30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 '사다리 N 안전모' 캠페인
김종일 지사장 "연평균 35명, 사다리 작업 중 사망"
관내 사업장에 자체 제작한 '사다리 안전 키트' 배부

지난 16일 서울 금천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교육장에서 김종일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장(오른쪽 두번째)이 관내 공동주택 관리소장을 대상으로 안전모 걸이대를 소개하고 있다./신용승 기자
지난 16일 서울 금천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교육장에서 김종일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장(오른쪽 두번째)이 관내 공동주택 관리소장을 대상으로 안전모 걸이대를 소개하고 있다./신용승 기자
[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사다리 작업 중 30c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례도 있습니다. 안전모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금천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교육장에서 김종일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장은 "연평균 35명이 사다리 작업 중 사망한다"며 안전모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는 관내 공동주택 관리소장 100여명을 대상으로 '사다리 N 안전모'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다리 사망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기자가 교육장 입구에 들어서자 '사다리 N 안전모. Next는 안전입니다.' 어딘가 익숙한 문구가 보였다. 과거 TV 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양꼬치엔 칭따오'가 떠오른다. 위험(사다리 작업)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대응행동(안전모 착용)을 즉시 연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개발된 슬로건이다.

서울남부지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전국에서 사다리 작업 중 안전모 미착용 등 안전조치 미흡으로 168명이 사망하고, 2만 81명이 부상을 당했다. 서울에서만 27명이 숨졌으며, 이 중 11명(40.7%)이 건물관리업 종사자였다.
이에 서울남부지사는 일상언어와 안전 메시지를 결합한 '사다리 N 안전모'를 대표 슬로건으로 선정하고, 안전 키트와 안전의식 개선을 위한 포스터를 제작해 지난 4월부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자체 제작한 '사다리 안전 키트'와 홍보물./신용승 기자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자체 제작한 '사다리 안전 키트'와 홍보물./신용승 기자
이날 김 지사장은 자체 제작한 '사다리 안전 키트'를 관리소장들에게 나눠주며 안전모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키트는 안전모 걸이대, 사다리 N 안전모 홍보 플라스틱 태그, 케이블 타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키트를 열어보자 단순하지만, 현장에서 안전모 착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올해에만 관내 사업장에 배부된 키트가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김 지사장은 사다리에 키트를 직접 설치하며 "안전모 걸이대를 사용하면 사다리와 안전모가 한 세트로 움직인다"며 "잊어버리지 않고 착용하기가 훨씬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사다리에 안전모 걸이대가 장착돼 있는 모습./신용승 기자
사다리에 안전모 걸이대가 장착돼 있는 모습./신용승 기자
현장에 있던 관리소장들은 걸이대를 직접 만져본 본 후 "생각보다 튼튼하다", "안전모 착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보유한 사다리 수만큼 보급되면 좋겠다", "시중에서도 판매되길 희망한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안전모 걸이대를 촬영해 곧바로 현장 직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 지사장은 "자동차에 타면 안전벨트를 매듯, 사다리 위에서는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한다"며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다시 한 번 안전모 착용을 강조했다.

김종일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장이 지수아이앤씨를 방문해 안전모 걸이대를 직접 설치하고 있다./신용승 기자
김종일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장이 지수아이앤씨를 방문해 안전모 걸이대를 직접 설치하고 있다./신용승 기자
행사는 교육장에서 끝나지 않았다. 캠페인 종료 직후 김 지사장은 곧장 관내 건물관리업 현장 두 곳을 방문해 안전 관리 실태를 살폈다.

첫 방문지는 지수아이앤씨(서울 금천구 소재 건물관리업)로, 이 사업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사다리만 70개가 넘는다. 김 지사장은 관계자에게 안전키트를 전달하며 "5m 미만의 낮은 높이에서는 안전모 착용 여부가 생사를 가른다"고 안내했다.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 관계자(오른쪽)가 소규모 건물관리 현장 사다리 보관 장소 벽면에 '사다리 N 안전모'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고 있다./신용승 기자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 관계자(오른쪽)가 소규모 건물관리 현장 사다리 보관 장소 벽면에 '사다리 N 안전모'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고 있다./신용승 기자
이어서 들린 소규모 건물관리 현장에서는 사다리 보관 장소 벽면에 '사다리 N 안전모' 홍보 포스터를 부착했다. 현장 관계자는 "여분의 안전모를 걸이대에 비치해 모든 근로자가 언제든 착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장은 "지금까지는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사다리 작업 시 안전모 착용 생활화를 위한 캠페인, 현장점검, SPOT교육 등을 추진했다"며 "앞으로는 건물·시설관리 분야 전반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수요자가 원하는 다양한 유형의 홍보 콘텐츠, 안전키트 등을 제작해 캠페인 파급력, 현장 실천력(작동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남부지사가 '사다리 N 안전모 캠페인'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3명 중 92명(98.9%)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안전모 걸이대와 홍보 캠페인이 사다리 사용 작업 시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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