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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주 역사의 복원 '이주사란 무엇인가?' 한국어판 출간

이순곤 기자 | 입력 : 2025-12-23 09:49

이동을 인류 역사의 중심에 놓은 세계적 이주사 연구서
이주민을 ‘문제’가 아닌 ‘행위 주체’로 재정의

[신간] ​이주 역사의 복원 '이주사란 무엇인가?' 한국어판 출간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도서출판 교유서가가 인류의 이동을 세계사의 중심에 놓고 재해석한 이주사 인문서 『이주사란 무엇인가?』(원제 What is Migration History?)를 출간했다.

책은 이주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크리스티아네 하르치히·디르크 회르더·도나 가바치아가 공동 집필한 저작으로, 국제 이주와 국경 이전의 이동을 포괄하는 글로벌 이주사 연구의 기본서로 평가받아 왔다.
도서 『이주사란 무엇인가?』는 이주를 특정 시기나 위기의 산물이 아닌, 인류 역사 전반을 관통하는 보편적 현상으로 규정한다. 인간은 본래 정착하는 존재이며 이주는 예외적 사건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이동을 인간 삶의 기본 조건으로 설정하고 세계사를 다시 읽는다. 저자들은 이주를 노동 이동이나 인구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 구조와 문화 형성, 정치 질서와 정체성 변화에 깊이 관여해 온 역사적 동력으로 분석한다.

책은 이주 연구의 기존 패러다임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서 출발해,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 난민 문제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인 이주 흐름을 따라간다. 호모 사피엔스의 대이동, 농업혁명 이후의 인구 이동, 고대와 중세의 교역과 제국 형성, 대서양 노예무역과 계약 노동, 탈식민화 이후의 글로벌 이동까지를 하나의 연속된 역사로 연결하며, 이주가 시대마다 어떤 방식으로 사회를 재편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유럽 중심 서사를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포함한 전 지구적 시야를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그간 이주를 설명해 온 기존의 ‘푸시-풀 모델’을 비판하며, 이주민을 수동적 존재가 아닌 능동적 행위 주체로 재정의한다. 이주는 단순한 경제적 선택이 아니라 가족 구조, 젠더 관계, 사회적 네트워크, 개인의 생애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출발지 사회와 이동 경로, 정착지 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분석하는 ‘시스템 접근법’을 통해, 개인의 결정과 거시적 구조가 맞물려 작동한다는 것이 그 설명이다.
책을 집필한 세 저자는 이주사 연구를 학제적으로 확장해 온 세계적 연구자들이다. 디르크 회르더는 트랜스내셔널 이주사 연구의 선구자로, 이주를 국가 중심 서사에서 탈피해 하층민과 다 언어권의 시각에서 재구성해 왔다. 크리스티아네 하르치히는 이주사 연구에 젠더 분석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비교 이주사의 지평을 넓혔고, 도나 가바치아는 이주와 문화, 음식, 가족 구조의 관계를 통해 이주사의 문화사적 접근을 발전시켜 왔다. 이 책은 하르치히가 집필 도중 세상을 떠난 이후, 동료 연구자들이 완성한 학문적 결실이기도 하다.

교유서가 관계자는 “『이주사란 무엇인가?』는 이주를 둘러싼 논의를 정책이나 현안의 차원에 가두지 않고, 인류 역사 전체 속에서 재배치하는 책”이라며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오늘의 독자들이 이주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참고서가 될 것”이라고 출간 의도를 밝혔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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