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보는 일상 속의 모습 중 하나는 연말 특수로 거리는 붐비고 식당마다 대기 줄이 늘어서 있다.
겉보기엔 호황이다. 하지만 상담 테이블에 마주 앉은 사장님들의 표정은 어둡다. "대표님, 지난달에 역대 최고 매출을 찍었습니다. 몸이 부서져라 일했고요. 그런데 정산하고 통장을 보니 남은 돈이 월세 낼 정도밖에 안 됩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특정 가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600만 소상공인이 직면한 소름 끼치는 현실, 바로 ‘빈 껍데기 호황’의 역설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임금의 ‘3고(高) 파도’는 우리가 알던 장사의 공식을 산산조각 냈다. 과거에는 "많이 팔면 많이 남는다"가 진리였지만, 지금은 "많이 팔수록 손해(밑지는 장사)"를 보는 기현상이 속출한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현장의 전문가로써 단호하게 제언한다. 이제 ‘매출(Top-line)’에 목숨 거는 시대는 끝났다. ‘이익’을 지키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사장님, 당신은 ‘요리사’입니까, ‘경영자’입니까?
많은 소상공인이 ‘맛’과 ‘서비스’에는 목숨을 걸지만, 정작 ‘숫자’에는 까막눈이다. 포스(POS) 기에 찍힌 일 매출 100만 원에 안도하며 퇴근한다. 하지만 그 100만 원 속에 재료비, 인건비, 배달 수수료, 전기세, 세금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 계산하지 않는다.
2026년의 생존 키워드는 ‘CFO(최고재무책임자) 마인드’의 장착이다. "옆집에서 가격을 내리니 나도 내린다"는 식의 가격 경쟁은 자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내 가게의 손익분기점(BEP)이 어디인지, 국밥 한 그릇을 팔았을 때 정확히 얼마가 남는지(공헌이익)를 10원 단위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메뉴판을 다시 봐야 한다. 팔아도 남지 않는 ‘미끼 상품’이 주력 메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재료비가 폭등했는데 가격 올리기가 무서워 내 살을 깎아먹고 있지는 않은가? ‘파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안 파는 용기’다. 수익성 없는 메뉴를 과감히 정리하고, 이익률이 높은 메뉴에 집중하는 ‘메뉴 엔지니어링’이 시급하다.
▲스마트 기술, ‘편리함’이 아니라 ‘원가 절감’의 도구로 써라
필자가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 전문기관으로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기술의 활용 목적이다. 지금까지 로봇과 키오스크를 ‘편해지기 위해’ 도입했다면, 2026년에는 ‘새나가는 돈을 막기 위해’ 써야 한다.
스마트 기술은 훌륭한 ‘비용 통제관’이다. AI 재고 관리 시스템은 감으로 주문하다 썩어 나가는 식자재 손실(Loss)만 줄여도 순이익은 5% 이상 뛴다. 테이블 오더는 주문 누락과 결제 실수를 제로(0)로 만든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전기세가 가장 비싼 피크 타임을 피해 기기를 가동해 고정비를 줄인다.
즉, 기술을 통해 고정비와 변동비를 정밀하게 타격하여 비용 구조를 슬림하게 만드는 ‘린(Lean) 경영’이 필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스마트 상점의 가치다.
▲정책의 전환: ‘대출’이라는 진통제 말고, ‘체질 개선’이라는 수술을
그간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보호 및 육성을 위해 매우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여 지원해 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자금지원이다.
실제로 이 지원사업은 소상공인들이 가장 원하는 지원이기고 하다. 그러나, 자금지원에서는 그 한계가 있다. 소상공인이 힘들다고 할 때마다 내놓는 ‘저금리 대출’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빚으로 빚을 막는 구조는 결국 더 큰 폭탄이 되어 돌아온다. 매출을 늘려주는 마케팅 지원 사업도 중요하지만, 지금 더 시급한 것은 ‘수익 구조 개선 컨설팅’이다.
즉, 세무, 회계, 노무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해 사장님들의 영수증을 분석해 주고, "사장님, 배달 대행사를 바꾸셔야 합니다", "이 식자재는 대체품을 쓰셔야 합니다"라고 짚어주는 ‘현미경 처방’이 필요하다. 2026년의 예산은 ‘홍보비’가 아니라, 비용 누수를 막는 ‘경영 효율화’에 쓰여야 한다.
▲작지만 단단한 가게, ‘강소(强小)’ 상인이 미래다
덩치만 큰 공룡은 빙하기에 멸종했다. 살아남은 것은 작지만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한 포유류였다. 매출 1억 원에 순수익 500만 원인 가게보다, 매출 3천만 원에 순수익 1,000만 원인 가게가 훨씬 건강하고 강하다. 우리는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고 지냈다.
소상공인 여러분, 옆 가게의 줄 서는 모습을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건 내 주머니에 남는 실속입니다. 2026년에는 화려한 매출 그래프보다는 통장의 잔고를 믿으십시오. ‘많이 파는 가게’가 아니라 ‘오래 버티는 가게’가 이깁니다. 그리고 오래 버티는 힘은 오직 탄탄한 ‘수익 구조’에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