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국내 주거시장이 입지와 가격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입주민 라이프스타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헬스케어와 문화, 교육,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단지 안에 도입하면서 ‘사는 공간’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입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운동·문화·웰빙 프로그램을 마련한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 커뮤니티 시설 설치를 넘어 실제 운영 콘텐츠까지 결합하면서 실거주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방배’에 주거서비스 플랫폼 ‘H 컬처클럽’을 도입했다. 단지 내 도서관에서는 북큐레이션과 북콘서트가 운영되고 영화관에서는 신작 영화 상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피트니스 공간에서는 개인 PT와 필라테스, 요가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실내 골프연습장./소요한남
롯데건설은 입주민 서비스 ‘캐슬링’을 통해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마술쇼와 재즈 공연, 푸드트럭 행사, 캐리커처, 체험형 클래스 등을 운영하며 입주민 교류 활성화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 연희’는 최인아책방과 협업해 북큐레이션과 북클럽 서비스를 제공하며 문화 커뮤니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도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라클래시’에서 입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며 학습과 진로 컨설팅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주거 소비 방식 변화와 연결돼 있다고 분석한다. 여가와 건강관리, 자기계발을 외부 공간이 아니라 일상 생활권 안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5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여가생활 만족도는 64%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속적으로 여가활동에 참여한다는 응답 비율도 전년보다 4.7%포인트 증가한 43.2%로 집계됐다. 같은 해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는 주 1회 이상 생활체육 참여율이 62.9%로 상승했다.
특히 고급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호텔식 서비스와 헬스케어 프로그램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공급 예정인 ‘소요한남 by 파르나스’는 파르나스호텔과 차움·차헬스케어 협업을 통해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지에서는 전담 헬스케어 컨설턴트 서비스와 병원 연계 프로그램, 호텔식 식음 서비스, 24시간 컨시어지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청소와 세탁, 방문객 응대 등 생활 지원 서비스도 앱 기반으로 제공된다.
인천 ‘로열파크씨티Ⅱ’는 요트와 셔틀버스, 디지털 스포츠 시설 등을 포함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 ‘어나드 범어’는 와인과 위스키 강좌, 스포츠 레슨, 미술 강의 등을 포함한 입주민 아카데미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주거 선택 기준이 단순 입지에서 생활 경험 중심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요자들은 단지 안에서 건강관리와 문화생활, 커뮤니티 활동까지 해결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주거 서비스 경쟁은 앞으로 분양시장의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