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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열, "광주의 운명을 바꾼다···규제의 도시에서 미래첨단산업도시로"

송인호 기자 | 입력 : 2026-06-29 06:00

삼성전자 본사 앞 1인 시위로 던진 '광주 대전환' 선언...새로운 상생 모델 제안
스마트 신도시·반도체 배후도시·교통혁신으로 '광주의 미래 50년 청사진' 제시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26일 "광주를 미래첨단산업도시로 대전환 하겠다"는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송인호 기자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26일 "광주를 미래첨단산업도시로 대전환 하겠다"는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송인호 기자
광주=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삼성전자 본사 앞에 선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의 손에는 '반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발전하자는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당선 직후부터 이어진 1인 시위는 국가 첨단산업을 반대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 국가사업의 성공이 특정 지역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호소이자 국가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요구하는 현장이었다.

박 당선인은 "광주는 반도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반대하는 것은 광주시민의 희생이 당연시되는 구조"라며 "국가 첨단산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식수원 보호를 위해 수십 년간 각종 중첩규제를 감내해 온 광주가 반도체 통합용수공급이라는 또 하나의 국가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미래 성장동력과 실질적인 상생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는 반도체 용수 공급을 단순한 기반시설 사업이 아니라 광주의 미래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바라본다. 3만호 규모 스마트 신도시 조성, 첨단미래산업단지 구축,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유치, 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 유치, 역세권 복합개발, 광역교통망 확충까지 모두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연결하고 있다.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인수위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인수위
"광주는 더 이상 국가사업의 통과지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주체가 돼야 합니다."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던진 이 메시지는 지역의 권리를 요구하는 정치적 구호라기 보다는 국가 경쟁력과 지역 균형발전이 함께 가야 한다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선언에 가까웠다.

시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그의 발걸음은 거리에서 시작해 광주의 새로운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광주는 아직도 도시 기능이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도시"라며 "반도체 용수를 광주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삼아 미래를 선도하는 첨단산업도시이자 자족형 콤팩트 도시로 반드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를 향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인터뷰 내내 그는 "광주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첨단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광주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눈빛은 더욱 단단해졌고 시민과 함께 도시의 새로운 50년을 열겠다는 의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 당선인에게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과 광주 대전환 구상을 들어봤다.

◇ "50년 규제의 도시에서 100년 성장의 도시로"


광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수도권 식수원을 지키기 위해 희생해 온 도시다. 팔당 상수원보호구역과 자연보전권역, 군사시설과 각종 환경규제가 겹치면서 산업도시로 성장할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그 결과 광주는 수도권에서도 보기 드문 '미완의 도시'가 됐다.

박 당선인이 민선9기를 광주 대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주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희생을 감내했다.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개발은 제한됐고 기업 유치는 번번이 좌절됐다. 수도권이라는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도 산업 기반은 취약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 밖으로 떠났다.

현재 광주시민의 절반 이상이 성남, 용인, 하남, 서울 등 외부로 출퇴근한다. 돈은 밖에서 벌고 소비도 밖에서 한다. 도시 안에서 경제가 선순환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박 당선인은 이를 "도시 기능이 완성되지 못한 미완의 도시"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번 반도체 용수 공급사업은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래서 그는 정부를 향해 특별한 보상을 요구한다.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규제 혁파와 국가 차원의 도시 성장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민선 9기 직통인수위원회 활동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민선 9기 직통인수위원회 활동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
◇ 스마트 신도시와 역세권 혁신…도시의 판을 다시 짜다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는 3만호 규모의 스마트 신도시 조성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신도시는 기존의 대규모 주택 공급 방식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그는 "아파트만 짓는 신도시는 실패한다"고 단언한다. 신도시는 일자리와 산업, 교육, 문화, 의료, 공원, 교통이 하나로 연결되는 자족형 스마트시티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

무엇보다 그는 광주역, 삼동역, 초월역, 곤지암역 등 이미 조성된 역세권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역은 생겼지만 역세권은 형성되지 않았고 기업은 들어오지 않았으며 도시의 중심축도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선9기에는 이들 역세권을 단순한 주거지역이 아니라 첨단산업과 상업·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개발지구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역세권마다 특화 기능을 부여하고, 기업과 연구시설, 청년창업 공간을 배치해 광주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도시개발이 아니라 광주의 경제 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반도체 배후도시와 SK 데이터센터…산업지도를 새로 그리다

박 당선인은 광주의 미래 경쟁력을 '반도체 배후도시'에서 찾고 있다. 용인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삼성전자 화성·동탄 캠퍼스를 잇는 중심축에 광주가 자리한 만큼, 이를 국가 첨단산업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집적단지와 첨단미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 유치를 핵심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특히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를 반도체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핵심 인프라로 바라본다. 데이터센터는 풍부한 용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광주가 가진 수자원 경쟁력은 충분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당선인은 "반도체 용수를 단순히 공급만 하는 도시로 남아서는 안 된다"며 "이를 데이터산업과 AI산업, 물산업으로 확장해 광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를 수도권 동남부 첨단산업의 중심도시이자 미래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와 기업이 모이는 자족도시를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결국 박 당선인이 그리는 광주의 미래는 단순한 배후도시가 아니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AI와 데이터, 첨단산업이 융합되는 미래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대한민국 첨단산업 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중심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교통난 해결을 위해 성남과의 상생을 공약했다. /인수위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교통난 해결을 위해 성남과의 상생을 공약했다. /인수위
◇성남과 손잡고 교통혁명…상생없이는 광주의 미래도 없다

박 당선인은 광주의 가장 큰 불편이 교통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출퇴근 시간마다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고, 시민들은 하루 두세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한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해법은 없다.

그래서 박 당선인은 "광주의 교통문제는 광주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가 성남시장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성남과 광주를 연결하는 신규 터널 개설, 판교 접근성 향상, 광역도로망 확충은 민선9기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5호선 연장과 8호선 연계 등 도시철도망 확충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도시가 조성되면 지하철 연장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국가철도망 계획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성남의 첨단산업단지와 광주의 물류 기반을 연계하는 상생 모델도 제시했다. 성남이 제조와 연구개발 중심이라면 광주는 물류와 저장, 산업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광주시가 보유한 시유지를 활용한 공동 물류단지 조성, 지자체 간 공동사업 추진, 국비 확보 등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결국 성남과 경쟁하는 도시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도시가 되어야 광주의 미래도 열린다는 이야기다.

◇ "광주의 미래 50년, 이제는 행동으로 증명할 시간"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 /인수위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 /인수위
박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상대로 광주의 요구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 대신 광주의 미래 발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필요하다면 직접 거리로 나가 1인 시위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그의 행보가 지향하는 것은 갈등이나 대립이 아니다. 국가 첨단산업과 지역 발전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정부와 기업이 광주를 단순한 용수 공급지가 아닌 국가 전략산업의 동반자로 인정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미 지역 이·통장협의회와 체육회,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서명운동과 시민 참여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행정이 앞장서고 시민이 힘을 보태는 연대가 형성된다면 정부와 기업 역시 광주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광주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반도체 용수 관로가 지나가는 도시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반도체 배후도시와 스마트 신도시, 역세권 중심의 자족형 콤팩트시티, 첨단산업도시로 도약할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도시의 미래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투자, 지방정부의 전략, 그리고 시민의 공감과 참여가 하나로 맞물릴 때 비로소 변화는 현실이 된다.

박 당선인의 모든 구상이 순탄하게 실현될지는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광주를 더 이상 규제와 희생의 도시가 아닌 기회와 성장의 도시로 바꾸겠다는 분명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가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들었던 작은 피켓은 단순한 시위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광주의 권리를 되찾고 미래 50년의 성장 기반을 열겠다는 첫 번째 선언이었다. 이제 그 선언이 광주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답은 민선 9기 시정의 실천과 시민의 선택 속에서 완성될 것이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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