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오피스텔·상가 분양계약에는 분양사업자가 관할 관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약정해제조항이 삽입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동안 이 시정명령의 원인이 된 위반사항이 반드시 계약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정도의 중대한 위반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계약서 문언대로 시정명령 자체만으로 해제가 가능한지를 두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려 왔다.
이러한 쟁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최근 계약서 문언에 따른 해제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시정명령이 발령된 이상 그 원인이 된 위반행위의 경중과 무관하게 수분양자가 약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해당 사건에서 오피스텔 분양사업자는 분양광고에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할 관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수분양자들은 분양계약서에 삽입된 약정해제조항을 근거로 분양계약의 해제를 주장하였다. 원심은 시정명령의 원인이 된 위반사항이 경미한 수준이라는 이유로 해제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처분문서 해석의 원칙상 해제권 조항의 문언이 객관적으로 명확하다는 점, 건축물분양법이 위 해제조항을 분양계약에 포함시키도록 규정한 입법취지 등을 근거로 이 사건 해제조항을 이 사건 분양계약에 특유한 해제사유로 보아, 시정명령의 대상이 된 위반행위의 경중과 무관하게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약정해제권의 발생 요건은 계약에서 정한 문언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처분문서 해석의 원칙이 이번 판결에서 다시 확인되었다”라며, “분양사업자로서는 시정명령을 받게 되는 경우 위반의 경중과 관계없이 다수 수분양자의 해제 청구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분양 단계에서 광고 문안과 중요사항 고지 여부에 대한 사전 검토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도 시행사·시공사와의 분쟁이 발생한 경우 분양계약서에 삽입된 약정해제조항의 문언과 반환 범위, 위약금 조항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첫 단계다. 약정해제권의 행사 요건과 그에 따른 효과는 계약서 문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