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수원 독립운동의 길 조성을 위해 모인 추진위원회 첫 간담회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수원시
수원=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수원특례시가 시민의 힘으로 지역 독립운동의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잇는 ‘수원 독립운동의 길’을 조성했다.
이재준 시장은 시민추진단과 지역 단체, 기업, 학교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번 사업을 통해 수원의 독립운동사를 시민 일상 속 살아 있는 역사로 되살리고 있다.
시는 오는 15일 오후 2시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김세환관 강당에서 조성 기념행사를 열고 사업의 성과와 의미를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수원지역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그 뜻을 기억하는 일에 함께해 주신 시민추진단을 비롯한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만들어가는 길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담벼락에 그려진 수원지역 독립운동가 그래피티아트를 둘러보고 있다./수원시
◇이 시장과 시민이 함께 되살린 수원의 독립정신
‘수원 독립운동의 길’은 100여년 전 격렬한 항일운동이 전개됐던 수원의 역사적 현장을 하나의 탐방 코스로 연결한 사업으로 관 주도가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모금에 시의 행정적 지원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의 구심점은 광복 80주년이었던 지난해 출범한 ‘수원 독립운동의 길 추진위원회’로 학계와 독립유공자 유족·후손, 종교계, 시민단체, 언론계 등 각 분야 전문가 17명이 참여해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독립운동가와 주요 거점을 콘텐츠화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사업을 나눔문화프로젝트로 추진했으며 수원그린트러스트가 모금 주체를 맡았다.
이 시장은 추진위원회 첫 간담회부터 시민 의견을 청취하고 사업 추진을 지원하며 수원의 독립운동사를 시민과 함께 기억하는데 힘을 보탰다.
지난 7월 아이비티㈜가 수원 독립운동의 길 조성 사업에 사용해 달라며 500만원을 기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시민 1000여명 참여하고 5278만원 모금
시민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워 올해 초 모집한 시민추진단에는 총 1033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홍보팀과 지원팀, 후원팀, 해설팀 등으로 나뉘어 독립운동의 기억을 보존하고 시민 참여를 확산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모금에는 개인 252명과 지역 기업·단체 33곳이 참여해 총 5천278만 원이 모였다. 당초 목표였던 5000만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특히 독립운동가 이하영·임면수 선생이 설립한 민족학교인 삼일공업고등학교 학생과 임직원들이 171만1000원을 모아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아이비티㈜도 사업에 사용해 달라며 5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난 3월21일에는 시민 1000여명이 연무대에서 삼일공업고등학교,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화성행궁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1919년 당시의 만세 행진을 재연했다.
흰 저고리와 교복을 입은 시민과 학생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 독립군 애국가 합창 등에 참여하며 독립의 의미를 되새겼다.
수원 독립운동의 길 코스 지도. /수원시
◇독립운동가 7인의 삶과 17개 역사 거점 연결
수원 독립운동의 길은 지역 대표 독립운동가 7명의 발자취와 17개 역사 거점을 연결한다.
탐방 코스에서는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세환 선생을 비롯해 수원 만세운동의 선봉에 섰던 박선태 선생, 사재를 털어 독립운동을 지원한 임면수 선생, 기독교 민족운동가 이하영 선생을 만날 수 있다.
또 수원 기생들의 만세운동을 이끈 김향화 선생, ‘수원의 유관순’으로 불리는 이선경 선생, 미국에서 독립의 뜻을 이어간 여성 교육자 차인재 선생의 삶과 활동도 확인할 수 있다.
코스는 1919년 3월16일 수백명의 군중이 만세 시위를 벌였던 연무대에서 시작하며 이어 임면수 선생 묘 터와 방화수류정, 삼일여학교 터, 아담스기념관, 차인재 집터, 북수동 천도교 교당 터, 임면수 생가터, 이하영 집터 등을 지난다.
수원종로교회와 수원상업강습소 터, 남문·영동·지동시장, 수원청년동맹 터, 김세환 생가터, 김향화 집터, 박선태 집터를 거쳐 수원 기생들의 만세 시위가 펼쳐졌던 화성행궁에서 마무리된다.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담벼락에는 그래피티 1세대 작가 레오다브가 제작한 독립운동가 7인의 벽화도 조성됐다. 현대적인 모습으로 표현된 독립운동가들의 얼굴과 세계 각국 언어로 새겨진 ‘평화’라는 단어가 어우러져 독립과 평화의 가치를 전달한다.
지난 3월21일 연무대에서 진행된 수원 독립운동의 길 시민추진단 출범식에서 수원시민들이 함께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수원시
◇이 시장, 광복절 기념행사서 시민과 만세삼창
시는 오는 15일 오후 2시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김세환관 강당에서 ‘수원 독립운동의 길 조성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이 시장을 비롯해 추진위원회와 시민추진단, 기부자, 시민 등이 참여하며 모금액 전달식과 독립운동가 벽화 제막식이 진행되고 시민 해설사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탐방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참석자들은 함께 만세삼창을 외치며 광복의 의미와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다.
지난 6월부터 역사교육과 양성과정을 이수한 시민 해설사 61명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며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수원의 독립운동 역사와 인물들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시는 원활한 탐방을 위해 주요 거점별 안내판 설치도 지원한다.
수원 새빛톡톡 ‘우리도 참여할래요’ 이벤트로 수원 독립운동가 분들게 보내는 감사 편지 내용./수원시
기념행사에서는 수원지역 어린이들이 독립운동가에게 쓴 감사 편지도 전달된다.
어린이들은 편지에 “열사님들이 목숨 바쳐 지키신 이 땅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숭고한 희생과 굳은 의지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적어 독립정신을 미래 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 독립운동의 길은 시민들이 직접 역사를 기억하고 공간으로 연결해 완성한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라며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의로운 정신이 수원의 오늘과 미래를 밝히는 시민정신으로 계속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