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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사로잡은 ‘캣츠’, 3년 만에 내한 공연…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고양이들의 밤

비욘드포스트 유병철 기자 / | 입력 : 2026-09-07 08:42

세계를 사로잡은 ‘캣츠’, 3년 만에 내한 공연…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고양이들의 밤
[비욘드포스트 유병철 기자] 뮤지컬 ‘캣츠’가 오는 12월 첫 도시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세종, 서울을 잇는 내한 공연의 막을 올린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시작으로 인도 초연인 뭄바이, 홍콩, 싱가포르 등을 거친 인터내셔널 투어가 마침내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한국 뮤지컬 최초로 누적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뮤지컬 ‘캣츠’의 내한은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첫 도시 대구 공연은 12월 18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약 2주가 넘는 짧은 무대이자, 연말연시 절정인 시즌과 어우러져 더없는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후 부산, 세종,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공연된다.

클래식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캣츠’의 드라마틱한 음악은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천재성과 음악적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웨버는 T.S. 엘리엇의 아름다운 시를 바탕으로 발라드, 오페라,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20여 곡의 넘버를 통해 저마다의 다른 개성을 지닌 젤리클 고양이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영화처럼 효과음을 넣으며 자유롭고 경쾌한 젤리클 고양이 축제를 그린 ‘젤리클 볼(Jellicle Ball)’, ‘젤리클 고양이들의 젤리클 노래’(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반항적인 매력을 살린 록 스타일의 ‘럼 텀 터거(Rum tum tugger)’ 등이 다채로운 명곡이 쉴 새 없이 이어지며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을 상상력 넘치는 퍼레이드처럼 펼쳐낸다. 특히 웅장한 명곡 그리자벨라의 ‘메모리(Memory)’는 180여 회 이상 녹음될 정도로 수많은 아티스트가 커버하며 사랑받는 스탠더드 넘버다.

‘캣츠’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뮤지컬’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세계적인 거장들의 창의적인 상상력이 구현해낸 공연예술에 있다. 젤리클 고양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질리언 린의 안무와 ‘캣츠’로 토니상, 올리비에상을 받은 존 내피어의 무대 디자인, 강렬한 메이크업은 신비로운 세계를 완성한다.

질리언 린은 발레, 재즈댄스, 탭댄스,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의 안무로 유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고양이의 움직임을 담아냈다. 배우들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우아한 도약과 역동적인 점프, 고난도의 안무를 소화하는 동시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부터 손끝과 발끝의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젤리클 고양이로 변신한다.

약 10분간 펼쳐지는 압도적인 오프닝 군무, 검비 고양이 제니 애니 닷의 화려한 탭댄스, 장난끼 넘치는 도둑고양이와 마법사 고양이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까지 ‘캣츠’의 안무는 자유로우면서도 관능적이고, 에너지로 가득하다.

존 내피어는 공연장 전체를 거대한 젤리클 고양이의 놀이터로 탈바꿈시켰다. 도시 뒷골목의 쓰레기장을 배경으로 폐타이어, 세탁기, 버려진 구두, 치약 튜브, 티스푼 등의 인간의 일상적인 물건을 고양이 시선에 맞춰 3배에서 10배까지 확대함으로써, 고양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계를 현실로 구현했다. 무대 앞까지 돌출된 하수구 통로,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들은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여기에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의상과 가발, 특수 메이크업이 더해진다. 배우들이 직접 완성하는 메이크업 과정은 인간에서 고양이로 변신하는 하나의 의식과도 같다.

자유로우면서도 매혹적인 고양이들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오직 ‘캣츠’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은 오프닝과 인터미션에 무대와 객석 곳곳에 출몰하는 고양이들과의 ‘플레이 타임’이다. 젤리클 고양이로 분한 배우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눈을 맞추고 교감하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다.

객석을 자유롭게 누비는 고양이들을 만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탄성과 웃음은 ‘캣츠’ 공연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풍경이다. 고양이들을 가깝게 볼 수 있는 통로 쪽 좌석인 ‘젤리클석’은 높은 인기를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대 밖에서 젤리클 볼을 지켜보던 ‘인간’ 관객들은 어느 순간 고양이들의 세계 안으로 들어간다. 일 년 중 단 하룻밤 펼쳐지는 신비로운 축제를 함께 경험하는 듯한 교감은 ‘캣츠’가 관객에게 선사하는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캣츠’는 1981년 런던 초연 이래 54개 국가, 300여 개 도시, 23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7700만 명이 관람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에서 동시에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첫 번째 뮤지컬이다. 7개 부문을 휩쓴 토니상, 로렌스 올리비에상, 드라마데스크상, 외부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어워즈를 석권했다.

노벨상을 받은 대문호 T.S. 엘리엇의 원작 ‘지혜로운 고양이들의 지침서’를 옮겨낸 ‘캣츠’는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 ‘젤리클 볼’에 모인 고양이들의 각기 다른 인생 경험을 보여준다.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풀어놓는 그들의 다양한 삶에는 다름에 대한 존중과 예의, 행복의 의미 등 깊이 있는 인생철학이 담겨 인간의 삶과도 연결되며 감동을 선사한다.

[비욘드포스트 유병철 기자 /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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