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가격은 하락했는데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 가격은 여전히 2만3000원 안팎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가격 담합 여부를 비롯해 가격 결정 과정과 비용 구조를 살펴보기 위한 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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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가격 논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소비자는 왜 유독 치킨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치킨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음식이면서 가격을 비교하기 쉬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한 마리라는 명확한 단위가 있고, 브랜드별 대표 메뉴 가격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생닭이라는 원재료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닭값이 내려갔는데 왜 치킨값은 그대로인가'라는 의문을 자연스럽게 갖는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생닭 가격과 소비자가격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같은 폭만큼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치킨 한 마리의 가격에는 생닭뿐 아니라 식용유, 소스와 파우더, 포장재, 물류비, 인건비, 임차료, 전기·가스비, 배달 관련 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
특히 프랜차이즈 치킨은 본사와 가맹점이라는 이중적인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이 모두 본사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업계의 설명만으로 소비자의 의문을 해소하기도 어렵다.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핵심은 '닭값이 떨어졌으니 치킨 가격도 똑같은 비율로 내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지를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논란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공정위의 조사가 실제 담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조사 결과가 담합 여부에만 머물러서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프랜차이즈의 가격 결정 구조 자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치킨 가격 2만3000원 가운데 원재료비는 얼마인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얼마인지, 물류비와 광고·판촉비는 어떻게 책정되는지, 가맹점의 인건비와 임차료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소비자 역시 단순히 '닭값은 떨어졌는데 치킨값은 왜 그대로냐'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가맹점주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소비자 가격이 높다고 해서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높은 임차료와 인건비, 배달 플랫폼 비용, 각종 물류비와 운영비를 부담하는 가맹점주는 판매가격이 올라도 실제로 남는 돈은 많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본사가 공급가격이나 각종 비용을 인상하면 가맹점주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치킨값을 내려라'라는 접근만으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이 필요하지만 가맹점주에게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 필요하고, 가맹본부 역시 연구개발과 브랜드 관리 등에 필요한 정당한 경영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격 자체보다 가격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비용의 합리성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할 때 가격 인상의 근거를 설명하고, 원재료 가격이나 주요 비용이 하락했을 때에도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을 올릴 때만 비용을 이야기하고 가격을 내릴 때는 다른 비용을 이유로 드는 방식이라면 소비자의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특정 품목의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보다는 시장에서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담합과 같은 불공정행위는 엄정하게 조사하되, 정상적인 가격 결정까지 위축시키지 않는 균형도 중요하다.
특히 프랜차이즈 산업에서는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본사가 어떤 가격으로 원재료를 공급하고 어떤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시키는지, 각종 수수료와 광고·판촉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치킨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를 가장 쉽게 보여주는 상품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가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원재료 가격도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거래 구조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킨값 논쟁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논란을 단순히 '치킨값이 비싸다' 또는 '정부가 치킨업계를 압박한다'는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가격 결정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싼 치킨이 아니다.
가맹점주가 원하는 것도 무조건 높은 판매가격이 아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는 확신을 원하고, 가맹점주는 그 가격에서 정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를 원한다.
결국 치킨 가격 논쟁의 해법은 가격을 누가 정하느냐가 아니라 가격이 어떤 근거로 결정되고, 그 가격에서 누가 얼마나 부담하고 수익을 얻는지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에 있다.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을 둘러싼 논쟁이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