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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영업 중단한 상가도 권리금 보호...공실 기간·시설 가치가 변수

이종균 기자 | 입력 : 2026-10-20 11:13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상가 임차인이 영업을 중단하고 점포를 비워 뒀더라도 시설과 입지의 가치가 남아 있다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받을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20일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영업을 중단한 상가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권리금 분쟁과 관련해 "공실 상태라는 이유만으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경기 악화로 장사를 접은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했지만, 임대인이 영업 중단을 이유로 계약을 거절하면서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임차인은 점포의 시설과 입지에 경제적 가치가 남아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임대인은 영업하지 않는 점포에 권리금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맞서는 경우가 있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은 권리금을 영업시설과 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뿐 아니라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대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임차인이 영업을 중단했더라도 시설이나 입지에 경제적 가치가 남아 있다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영업을 중단했더라도 시설과 위치의 가치가 남아 있으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대상이 된다"며 "임대인이 공실을 이유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 법이 따로 정한 요건을 갖출 때로 한정된다"고 말했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가 소개한 음식점 임차인 A씨 사례에서도 영업 중단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는 매출 부진으로 임대차 만료 7개월 전 영업을 중단했지만 주방 설비와 인테리어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계약 만료 3개월 전 같은 업종으로 영업하려는 신규 임차인을 찾아 권리금 2500만원에 계약하고 임대인에게 주선했다.

그러나 임대인은 영업하지 않는 점포에 권리금을 인정할 수 없다며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고 다른 사람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영업 중단만으로 권리금 보호가 배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최근 매출 자료가 없는 점을 고려해 영업권리금을 낮게 평가하고 시설과 입지의 가치를 중심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임대인의 계약 거절이 정당한지도 별도로 따져야 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는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가운데 하나로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엄 변호사는 해당 조항이 임차인의 영업 중단 기간이 아니라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 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와 관련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인이 이를 계약 거절 사유로 내세운 뒤 실제로는 다른 임차인에게 영업용으로 임대했다면 정당한 거절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권리금 회수 방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신규 임차인과 약정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가운데 낮은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

영업을 중단한 기간이 길어 매출 실적이나 영업상 가치가 줄었다면 감정평가에서 산정되는 권리금도 낮아질 수 있다. 시설과 입지의 가치가 남아 있더라도 실제 배상액이 당초 약정한 권리금보다 적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엄 변호사는 영업을 중단한 임차인이라면 기존 시설을 철거하거나 방치하지 않고 유지하는 한편, 과거 매출 자료와 거래처 명단 등 영업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은 장사가 잘될 때만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시설과 자리의 가치가 남아 있는 한 보호되는 것"이라며 "영업을 접은 임차인은 시설을 유지하고 과거 영업 자료를 정리해 감정평가에 대비하고, 임대인은 공실이라는 사정이 아니라 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거절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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