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모델 킴 카다시안 등 유명 인사들이 효과를 봤다고 잇달아 증언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한국에도 곧 출시됩니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 해 비만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지 1년 반만입니다.
위고비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사용자들이 부작용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걸 경험하면서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들 중에는 부작용이 오히려 메인이 된 것들이 있습니다. 의약품에서 부작용은 약의 본래 목적이 아닌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을 말합니다.
업계에서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불리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도 원래는 협심증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제조사인 화이자는 임상시험 중에 중년 남성들에게서 발기가 지속하는 현상을 발견했고 그 결과 지금은 누구나 아는 비아그라를 만들게 됐습니다.
탈모 치료제로 알려진 ‘프로페시아’도 비슷합니다. 같은 성분의 ‘프로스카’라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먼저 출시됐는데 탈모가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발 성장 연구가 추가됐습니다. 개발사인 머크는 처음부터 탈모 치료효과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당시에는 탈모 시장이 크지 않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만 개발했다가 이후 탈모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의 탈모 치료제로 만든 것입니다.
미용 분야에서 사용되는 ‘보톡스’도 당초 개발 목적은 달랐습니다. 보톡스는 보툴리눔톡신이라는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입니다. 이를 의료용으로 희석해 주입하면 근육 이완효과가 있어 처음엔 근육이상 치료에 사용됐습니다. 이후 우연히 주름살이 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현재는 주로 주름살을 펴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항우울제로 개발됐지만 니코틴 수용체에도 작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연 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부프로피온’도 원래 목적의 부작용입니다. 뭐든지 열심히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좋은 일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참, ‘위고비’는 원한다고 모두 처방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비용도 월 80만 원 정도로 비싼 편입니다. 그냥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괜찮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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