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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예상 깨고 싱겁게 끝난 美대선…트럼프 4년만에 백악관 재입성

기사입력 : 2024-11-0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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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선언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선언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서 초박빙 접전이 예상됐으나,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싱겁게 끝나버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선거 이튿날인 6일 새벽 6시(현지시각) 현재 AP통신·뉴욕타임스·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276~27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을 확정 지었다고 보도했다. 선거 당락을 결정 짓는 ‘매직넘버’ 선거인단 과반은 270명이다. 반면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219명에 그쳤다.

이번 대선의 승부도 7대 경합주에서 갈렸다. 7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가진 펜실베이니아(19명)에서 승기를 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 위스콘신(10명)에서 각각 1∼3% 포인트 차로 앞서며 승리를 굳혔다.

또 개표가 후반부에 접어든 뒤에도 미시간(15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등 나머지 3개 경합주에서도 2∼5% 포인트 앞섰다.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그래픽 = 뉴시스)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그래픽 = 뉴시스)


미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마지막까지 초박빙의 승부를 예고했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블루월(Blue Wall·파란 장벽)’으로 불리던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에서 패배해 선거인단을 내어준 것이 뼈아팠다는 분석이 나오며, 이들 지역의 선거인단을 손에 넣은 트럼프는 예상보다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는 선거인단 과반 확보를 앞둔 6일 오전 2시30분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여러분의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며 “우리는 우리나라가 치유되도록 도울 것이다.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업무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을 거쳐 4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 3선이 불가능해 이번이 마지막 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지우기와 함께 집권 1기 때 추진하다 미완에 그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달갑지 않은 국가도 있다. 당장 미국 바이든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아 러시아와의 전쟁을 2년 9개월간 끌어온 우크라이나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까지 이어져 내려온 자유 민주주의 진영 내 미국의 동맹 중시 기조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2기가 출범할 경우 거래 중심의 관계로 변모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도 협상 대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5대 대통령 재임시절은 물론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 대규모 인상 요구 등으로 한미 관계가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또 대북 관계도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집권 1기 때처럼 다시 과감한 톱다운식 대북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해온 윤석열 정부의 입지가 줄어들고,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의 입장이 크게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무역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확대를 무기로 하는 보호주의 기조를 대폭 강화해 미국의 국내 제조업 기반 재건을 도모할 것임을 공약해왔다.

백악관 입성 후 이를 본격 추진할 경우 미국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으로 연결된 한국이나 유럽연합(EU)과의 파열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강화된 기후 위기 대응 정책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대적인 화석에너지 개발 공약 이행과 함께 급격히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어 전동화에 힘을 실고 있던 완성차 업계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jhyk777@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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