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철 작, 연출...선돌극장에서 6월10~20일까지
“루이지 피란델로, 100년을 건너 아르케를 만나다.”
[비욘드포스트 이지율 기자] <그류? 그류!>는 2021년 아르케가 시리즈로 기획한 [피란델로 전]의 첫 번째 작품이다.
원작이(원제‘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면, <그류? 그류!>는대추리 마을로 이사 온 한 가족의 모순된 사연 속 진실을 파헤치는 마을 사람들의 심리 변화 궤적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한 가족을 둘러싼 인심 좋은 사람들의 순수한 호기심은 사건이 진행될 수록 천박하고 이기적인 그 속성을 드러내고, 급기야 ‘진실’을 밝힌다는 명분 하에 마을 사람들은 집단적 광기에 휩싸인다. 그리고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그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나도 어디에선가 호의를 가장한 폭력을 저지르고 있진 않은지를. 그리고비대면 시대의 온라인 세상은 또 뭐가 다른지..
선과 악의 양면성과 타인에 대한 진정한 배려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단지, 더불어 살아야 하므로 악을 제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면, 늘 경계하지 않으면 뱃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악이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게 된다.
타자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태도, 다양한 가치관이나 삶의 양식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자신 안에 잠들어 있는 악을 깨우지 않는 길이다.
작품 속 인물인 장모와 사위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집요한 추궁과 집착은 ‘알권리의 충족’, 또는 ‘전체를 위해서’ 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사생활 침해이며 간섭으로 일종의 폭력이다. 이 작품은 타인에게 드러내는 지나친 관심이 마치 선과 악의 양면성처럼 배려가 아닌 잔인한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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