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서울대학교 송윤주·정택동 교수 공동연구팀이 L-글루탐산 산화효소(GlutOx)에 금속 착물을 위치 특이적으로 결합시켜 효소 내부 전자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전기화학적으로 비활성인 L-글루탐산을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효소 기반 전기화학적 바이오센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L-글루탐산은 신경 신호 전달과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러나 전기화학적으로 비활성이기 때문에 기존 측정 방식은 과산화수소 생성이나 산소 의존적인 간접 측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로 인해 생리학적 조건에서 실시간 정밀 검출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글루탐산 산화효소에 오스뮴(Os) 금속 착물을 전자 전달 매개체로 활용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특정 시스테인(Cys) 변이체(K104C, P110C)에 오스뮴 착물을 결합함으로써 효소의 본래 활성을 유지하면서도 FAD와 금속 매개체 사이에서 전자 전달이 유도되어 글루탐산의 산화 전류가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또한, 단일 시스테인 변이만으로도 전자 전달 속도가 증가했으며, 금속 매개체가 추가 결합된 후에는 더욱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효소 기반 전기화학 시스템은 L-글루탐산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며, 유사한 구조의 아미노산들과는 반응하지 않아 높은 특이성과 정밀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작위적 표지 방식이 아닌 구조적 분석을 기반으로 전자 전달이 효율적인 부위를 선별하고, 해당 부위에 금속 매개체를 정밀하게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전극으로의 전자 흐름을 효과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산화환원 효소 기반 전기화학 센서 설계뿐만 아니라, 바이오센서, 신경과학, 정신질환 진단, 약물 반응 모니터링 등 다양한 생체 신호 분석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관련 논문은 Chemical Science 저널에 "Redirecting Electron Flows in Glutamate Oxidases by Selective Anchoring of Osmium Complex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