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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새로운 대화방식이 필요해

기사입력 : 2025-04-09 08:11

[신형범의 千글자]...새로운 대화방식이 필요해
인공지능 시대에는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보다 문제를 스스로 정의내리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데이터를 함께 이해하는 멀티모달Multimodal까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대화하는 방식도 새로 배워야 합니다.

프롬프트는 원래 무대에서 배우들한테 대사나 동작을 알려주는 말이나 신호를 뜻합니다. 요즘은 의미가 확대돼 인공지능(AI)과 소통하기 위해 텍스트 명령어나 질문을 뜻하는 말로 많이 쓰입니다. 프롬프트를 잘 사용하면 자료조사, 아이디에이션, 보고서의 능률과 생산성이 몰라보게 높아집니다. 그런데 프롬프트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원하는 답과 결과를 정확하게 끌어내는 고효율 프롬프트의 핵심은 ‘명료함’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생성형AI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요구사항을 상세하게 적어서 AI가 스스로 결과물을 검토할 것을 명령하라고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너는 이러이러한 전문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컨설턴트야.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이 분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해결책과 근거를 제시해 줘. 그리고 그 해결책에 대해 10점 척도로 점수를 매겨 줘.”

봐서 알겠지만 사람하고 얘기할 때와는 사뭇 다른 화법입니다. 인간미 없고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어쩌면 무례해 보일 수 있는 대화 방식입니다. 이런 식의 ‘프롬프트형 대화체’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효능감 대신 죄책감이나 위화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상대가 친구나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을 서슴없이 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상대는 감정이 없는 기계일지라도 나는 기계가 아닙니다. 더 명료한 프롬프트로 더 나은 결과값을 얻을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기계의 논리에 종속되는 인간의 모습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 “이 결과는 수준이 너무 낮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봐. 다시 해, 출처를 밝혀 줘.” 같은 명령어와 지시를 반복할수록 나의 언어감성은 메말라갑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인간의 노력과 감정을 덜어주는 새로운 도구가 발명될 때마다 인간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는 늘 있었습니다. 우편시대에서 전화기가 발명됐을 때, 전화통화가 텍스트 메시지로, 편지가 이메일로 대체되고 카톡이 등장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래도 기술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는 영역은 늘 있었습니다. 기술과 기계가 효율과 속도를 강조할수록 여백과 모호함 속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능력이 공감을 얻습니다. 기술이 인간과 같은 ‘마음’을 키우는 데는 아직까지 별다른 묘안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은 그저 친구의 슬픈 눈동자, 동료의 어색해 하거나 두려워하는 입꼬리를 예민하게 알아차리도록 상대를 더 세밀하게 바라보는 다정한 눈길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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