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서울 HG 야구단이 지난달 31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2025년 고교 주말리그 후반기 경기에서 GD챌린저스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창단 이후 첫 승리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을 넘어, 고교 야구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서울 HG 야구단은 2024년 4월 23일 휘경공고 BC야구단으로 창단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사정으로 신입생 수용이 어려워지며 연계형 클럽에서 지역거점형 클럽야구단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고, 현재는 부상 선수를 제외하면 13명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다. 이는 평균 40명에 달하는 일반 고교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박상근 감독의 열정적인 지도와 선수들의 끈기 있는 노력은 팀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지난 겨울, 인원 부족으로 전지훈련이 무산될 뻔했지만 “훈련만이 살길”이라는 각오로 기본기와 팀워크를 다지는 혹독한 훈련을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은 후반기 첫 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박상근 감독은 “전반기를 보내고 나서 후반기에 들어서며 아이들의 기량이 한층 올라왔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감만 붙으면 어느 팀을 만나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오늘 적은 인원으로 이뤄낸 승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럽다. 선수들과 묵묵히 지지해준 학부모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리는 투타의 고른 활약 덕분이었다. 마운드에서는 투수들이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고, 타선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 HG 야구단의 이번 승리는 단순한 경기 결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팀명 변경과 함께 휘경공고에서 서울동산고로 연계 학교가 바뀌었고, 클럽형 야구단(BC)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정식 고교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아직 일부에서는 BC 소속 선수들과 일반 고교팀 선수 간의 실력 차이를 이유로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서울 HG 야구단은 ‘야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며 그 편견을 깼다.
실제로 팀의 주축 선수들 중 일부는 창단 이후 처음 야구를 시작한 이들이다. 백경민 선수는 야구를 시작한 지 6개월, 이주헌 선수는 9개월, 김유은 선수는 올해 3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며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처음 야구를 시작하는 선수들이라 해도 열정만 있다면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 열정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HG 야구단의 ‘HG’는 각각 Hope(희망)와 Growth(성장)를 의미한다. 누구나 야구에 대한 꿈을 품고 있다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팀이 되겠다는 뜻이다. 야구를 향한 진심과 열정으로 뭉친 서울 HG 야구단은 앞으로 남은 후반기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봉황대기와 청룡기 등 전국 대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