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섭은 13일 경기 안산 더헤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가 끝난 뒤 “본 대회 종료 후 공식적으로 투어 생활을 그만 둘 것”이라고 밝혔다.
맹동섭은 “잦은 부상도 있었고 병가를 2번 정도 쓰다 보니 경기력이 떨어져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실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를 할 계획이었는데 올 시즌 상반기 몇 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미뤘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골프 선수였기 때문에 골프밖에 모른다”라며 “지금 레슨을 하고 있다. 어린 꿈나무 선수들을 레슨 해주고 있는데 한국 골프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될 수 있으면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맹동섭은 2009년 KPGA 투어에 입성했다. 2009년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대회부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까지 198개 대회 출전했다. 데뷔 시즌 ‘조니워커 블루라벨’에서 첫 승을 차지했다. 2017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2018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3승을 기록했다.
맹동섭과 그의 가족. /KPGA
2017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우승은 군 전역 후 출전한 첫 대회서 만들어낸 결과였다. 2014년 12월 군에 입대한 맹동섭은 2015년 문경 세계 군인체육대회를 위해 한시적으로 창설된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투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병가 신청과 복귀를 반복했다.
올 시즌에는 이번 대회 전까지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 오픈’에 나섰으나 컷탈락했다. 하지만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는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기록하며 컷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맹동섭은 “사실 올해 컷 통과를 한 번도 못했다. 어제 1라운드 경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2라운드 경기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은퇴전이라 그런지 이글도 나왔다. 그러다 보니 컷통과까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웃었다.
맹동섭의 별명은 악어다. 한 번 먹이를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악어처럼 찬스가 찾아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맹동섭은 “투어 생활을 돌아보면 큰 슬럼프 없이 잘 지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한 성적으로 국가대표도 해봤고 투어에서는 3승을 했다. 일본투어에서도 뛰어봤다.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마지막 대회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마무리되면 지금까지 키워 주신 부모님을 비롯해 모든 가족이 다 생각날 것 같다. 지금까지 골프 선수 맹동섭이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지인과 선후배 동료 선수들, 친구들도 많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