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美연준내 매파 인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1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채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美연준내 매파 인사로 통하는 아드리아나 쿠글러이사가 1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하면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 후임에 임명되는게 아나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글러 이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임 서한에서 “연준 이사회에서 봉직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이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대한 시기에 연준에 몸담을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밝혔다. 다만 사임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오는 가을부터 워싱턴 D.C. 소재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번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2026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인선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가운데 나왔다.
올해 55세인 쿠글러 이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명해 2023년 9월부터 연준 이사회에서 근무해 왔으며, 임기는 당초 2026년 1월 말까지였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쿠글러의 후임 이사를 지명한 뒤, 이를 차기 의장 후보로 발탁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로, 후임 의장이 조기에 임명될 경우 그는 ‘그림자 의장’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올해 들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데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왔다.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미셸 보우먼이사(왼쪽)과 크리스토퍼 월러이사. 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우먼 이사는 지난 7월 말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금리 인하를 지지한 바 있다.
최근 쿠글러 이사는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실어왔다.
이날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무려 26.5bp(1bp=0.01%포인트) 급락한 3.686%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국채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14.6bp나 하락한 4.214%까지 하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