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중 분위기 심상찮아...중국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 이어 희토류 카드 꺼내자 트럼프 100% 추가 관세 예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100% 추과 관세를 예고하면서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과의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밝혀,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11월 1일부터 미국은 현재 부과 중인 관세에 더해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또한 같은 날 미국은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해 (대중)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중국이 추가로 조치를 내놓거나 변경을 가할 경우 이같은 조치의 시행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대규모 인상을 포함한 보복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도 시사한 것이다.
최근 미중 간에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적지 않았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고,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t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10일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통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AP, 연합뉴스
미국이 14일을 기준으로 중국 선박에 t당 50달러(약 7만1천원)의 입항료를 부과하고 순차적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중국 나름의 맞불 성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양측의 움직임은 미중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샅바싸움'의 측면이 없지 않아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분위기가 급랭했다.
결국 관세휴전과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관련 타협 등으로 어느 정도 관리 모드에 들어선 듯 보였던 미중 관계가 다시 첨예한 갈등 국면으로 들어갈지 갈림길에 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APEC 때까지 양측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미중정상회담이 불발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취소되는 등 급변 상황이 발생할 경우 APEC을 통해 전 세계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 동북아 안보에 긍정적 동력을 만들어 보려는 이재명 정부의 노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APEC 정상회의가 불과 2주여 앞으로 다가온 터에 양측이 미중정상회담을 살리기 위해 긴장을 완화할 의향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한국으로선 "(현재의 미중갈등이) 20년 만에 개최하는 APEC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으로 연결될지 여부를 당혹감 속에 지켜볼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