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운동을 해 왔습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섞는 게 좋다는 걸 알지만 그게 생각 대로 잘 안 됩니다. 내 경우엔 유산소 80, 근력 20 정도 비율로 유산소운동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운동 마지막에는 항상 더워진 몸을 식히고 아래로 쏠린 혈액을 순환시키기 위해 거꾸로 매달리기로 마무리하는 게 루틴입니다.
그런데 혈압이 높고 나이가 든 사람은 거꾸로 매달리기가 좋지 않다는 한 의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혈압에 나쁜 영향을 주고 안압을 높여 잘못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다양한 책과 매체에 건강정보가 쏟아지고 유튜브만 봐도 수많은 운동 정보가 널렸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계단으로 올라갔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다시 걸어 오르기를 반복하는 운동은 상식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건 괜찮은데 내려갈 땐 무릎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안 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한 교수가 계단 내려가기는 근육 발달에 자극을 주는 좋은 운동이라는 주장이 지상파 프로그램에 크게 소개됐습니다.
맨발로 걷기도 열풍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어싱(Earthing)이라고 하는데 ‘이 운동의 부작용은 무병장수밖에 없다’고 맹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싱의 효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안전을 고려하면 맨발 걷기는 권하기 어렵다는 의사도 많습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몇 십년 동안 대입 체력검정에 채택될 만큼 널리 알려진 윗몸 일으키기도 반대하는 의사와 운동전문가도 많습니다. 목과 허리에 압박을 줘 오히려 해롭다는 게 그 근거입니다. 턱걸이도 근력이 부족한 사람이 무턱대고 시도하면 부상당하기 쉽고 관절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헬스클럽에서 기구를 이용하는 모든 상체운동은 어깨를 고문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정형외과 의사도 봤습니다.
이 정도면 학교 다니면서, 또는 젊을 때 열심히 했던 운동들이 오히려 몸을 망친 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듭니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하려는 욕심에 정보를 검색하면서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지다 보면 할 운동이 없습니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스쿼드조차 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을 정도입니다.
갖가지 정보가 쏟아지면서 올바른 정보를 판단하기가 더 어려워진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나마 다른 의견이 적은 건 걷기와 수영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슨 운동이든 통증이나 부작용을 느끼지 않는 걸 찾아서 바른 자세로 무리하지 않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너무 뻔한 ‘공자님 말씀’ 같은 결론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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