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듯, 화재가 발생해야 소방시설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방시설로는 소화기, 피난구, 유도등, 옥내소화전, 완강기, 화재감지기 등이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이런 소방시설에 관심을 두지 않고,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집 안방에 화재감지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소방시설을 점검할 때, 건물 관계자가 화재감지기를 보고 “불이 나면 저기서 물이 나오나요?”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이는 소방시설에 대한 지식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다.
작년 8월, 7명의 사망자와 12명의 부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사례를 보면, 7층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내부 대피로가 유독가스로 막혀 대피가 어려워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화재를 피해 공기안전매트로 뛰어내린 투숙객이 매트가 뒤집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이 사고 이후 관계기관에서는 매트의 뒤집힘을 방지하기 위한 공기안전매트 결착용 고리 강화 기준을 마련하고, 노후 공기안전매트를 교체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시행했다.
만약 완강기를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현행 소방법령에 따르면 완강기는 보통 건물의 3층 이상 10층 미만에 설치되고, 숙박업소의 경우 각 객실에 완강기 또는 2개 이상의 간이완강기(1회용)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완강기의 존재나 사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무지에서 비롯된 행동 오류다.
우리가 머무는 건물에는 각종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화재 발생 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 된다. 아무리 우수한 소방시설이라도 사용법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안전은 ‘지식’을 배우고, ‘기능’을 익히며, ‘태도’로 습관화할 때 비로소 지켜진다. 소방 관련 교육기관이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소방시설에 대해 배우고, 소속된 기업이나 건물에서 실시하는 소방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런 반복적인 경험이 습관이 될 때, 화재로부터 더 안전해질 수 있다. 소방시설은 평소에 배우고 익혀, 화재 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