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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안다는 것

입력 : 2026-01-29 08:24

[신형범의 千글자]...안다는 것
우리가 안다고 믿는 지식들을 직접 체득하는 건 극히 제한적이고 또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우 지식은 다른 사람이 내린 결론을 2차, 3차로 받아들여 얻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계를 거칠수록 내용이 축약되고 와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나마 직접 인용도 아니고 재인용하고 확인도 없이 재재인용하면서 ‘지식’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확실한 지식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결론이라고 단정짓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통계에 관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은 적도 없어 통계를 모르면서도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말하거나 변증법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국민윤리 책에서 몇 줄 본 걸 근거로 ‘역사가 정반합의 나선형 과정을 거쳐 헤겔의 변증법적으로 발전’한다고 말하는 식입니다.
나만 해도 안다고 생각하는 지식의 근원을 냉정하게 추적해보면 유튜브, 신문기사, 영화, 블로그, 누가 하는 얘기를 들은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국부론》을 읽어야만 아담 스미스와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얘기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 스스로 자기 지식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게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 알고 있어야 다른 사람을 잘못된 결론으로 유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인터넷에서 피상적으로 얻은 지식과 파편화된 정보, 클릭 몇 번으로 채집한 2차 지식으로 마치 자신이 지식의 생산자인 것처럼 굽니다. 요즘은 보고 들을 수집창구(플랫폼)가 많으니까 말 많고 잘난 척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됐습니다. 아무리 봐도 길 필요가 없는 인사말, 축사, 격려사 심지어 수상소감도 길고 지루해졌습니다.

말이 많고 긴 것은 자신을 드러내려는 의도이고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잘난 척입니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상대적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이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제발 자신이 믿고 있는 것, 또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아는 것과 혼동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엊그제 별로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어르신과 얘기를 나누다가 삶은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함이 가시지 않아 홧김에 쓴 글입니다. 말 많은 세상에서 말을 줄이고 조용히 경청하는 게 오히려 돋보이는 태도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칭찬, 격려, 배려하는 말은 길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입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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