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정부는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에 9800호 공급을 2029년 착공 목표로 추진하며, 이전과 협의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를 2029년 12월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9 대책에서 발표한 과천 공급 물량은 두 부지를 합쳐 9800호다.
정부는 공공택지 개발 기간 자체를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후보지 발표 이후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보상·이주, 부지 조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병행할 수 있는 절차는 동시에 추진한다. 이를 통해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이 걸리던 기간을 37개월로 31개월 단축한다는 목표다.
과천 경마장 전경/뉴시스
과천 사업의 첫 관문은 경마장 이전이다. 정부는 이달 중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9월까지 이전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방첩사 부지는 올해 하반기 오염토와 문화재 조사를 진행한 뒤 2027년 상반기 비핵심 시설 이전에 들어간다. 시설 이전과 지구 지정·보상 절차를 병행해야 2029년 말 착공 일정에 맞출 수 있다.
문제는 지역 반발이다. 과천시는 이미 지식정보타운과 주암지구, 과천지구, 갈현지구 등 개발사업이 진행돼 교통과 기반시설 부담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출퇴근 시간 과천대로와 과천~봉담 도시고속화도로, 남태령고개 등에서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1만호에 가까운 추가 공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하수도와 학교 등 생활 인프라도 쟁점이다. 과천시는 주택만 늘릴 경우 기존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며 광역교통대책과 자족용지 확보가 공급보다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마장 이전에 따른 세수 감소도 과천시가 민감하게 보는 부분이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과천 경마공원에서는 연간 500억원이 넘는 지방세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세원이나 자족 기능 보완책 없이 경마장이 빠져나가면 주택은 늘고 지방재정 기반은 약해질 수 있다는 게 과천시의 판단이다.
주민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8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 2월에도 과천에서 경마공원 이전 반대 집회를 열었다.
결국 과천 9800호 공급의 성패는 행정절차 단축보다 경마장 이전과 교통·재정 대책을 얼마나 함께 풀어내느냐에 달렸다. 보상과 광역교통대책은 사업 기간이 오래 걸리고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절차다. 기존 시설을 실제 옮겨야 하는 과천은 정부가 제시한 '최단기 착공 모델'의 현실성을 가늠할 사업지가 될 전망이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충분한 광역교통 대책과 자족 용지 확보 없이 주택 물량만 늘리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방적인 주택 공급과 시설 이전 추진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