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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사고, 사후 조치 미흡으로 조사받게 되었다면

김신 기자 | 입력 : 2026-08-31 10:40

로엘 법무법인 안제홍 파트너 변호사
로엘 법무법인 안제홍 파트너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는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고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는 이른바 ‘뺑소니사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사상죄에 해당하여 일반 교통사고 사건과 차원이 다른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는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음에도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정도로 법정형이 매우 높다. 아울러 형사처벌과 별개로 운전면허 취소 및 향후 일정 기간 면허 취득이 제한되는 강력한 행정처분까지 뒤따른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살짝 스친 경미한 사고라 여겨 현장을 떠났더라도, 수사기관과 법원은 특가법상 도주치상을 적용할지 아니면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로 볼 지를 두고 전혀 다른 법리적 잣대를 대어 엄격히 따져 묻는다.

우선 피해자가 전치 몇 주의 진단서를 제출했더라도, 그 부상이 가벼운 찰과상이나 살짝 든 멍처럼 굳이 별도의 치료 없이도 자연 치유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면 법적으로 상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인명 피해 자체가 부정되면 도주치상 혐의를 벗고 도로상 위험 방지 여부만 다투는 사고후미조치로 죄명을 바꾸거나 무혐의를 끌어낼 수 있게 된다.

또한 사고 직후 피해자가 "괜찮다"며 먼저 자리를 떠났거나 통증을 표현하지 않아 부상 가능성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정황, 혹은 차량에 전달된 충격이 극히 미미해 사고 자체를 인식하기 불가능했음을 블랙박스·CCTV·파손 부위 등 객관적 데이터로 증명해 낸다면 도주의 고의성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 다만 부상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려웠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적 사항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다면, 법원은 이를 엄연한 인명 구호 의무 위반으로 보아 도주치상을 인정하게 된다.
나아가 어떠한 이유라 하더라도 사고 이후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거나 차량을 은닉하는 행위는 수사기관에 증거인멸 시도로 판단되어 구속영장 청구의 결정적 명분이 된다. 따라서 뺑소니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초기 수사 단계부터 사고 정황 분석, 피해자와의 진정성 있는 합의, 당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증거 수집을 통해 체계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

뺑소니사고는 초기 대응에 따라 도주치상죄 성립 여부와 구속 여부가 달라진다. 사안에 따라 국과수의 마디모 시뮬레이션이나 차량 충격 감정 등 과학적·객관적 검증 절차까지 동원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과 방어 전략을 철저히 설정해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안제홍 파트너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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