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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의 성공창업노트] 가맹점주 단체등록제, ‘30명’보다 중요한 것은 대표성이다

한종훈 기자 | 입력 : 2026-09-15 14:51

가맹점주 협상력과 가맹본부 부담 사이, 합리적인 균형점 찾아야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컨설팅학 박사)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컨설팅학 박사)
가맹사업은 본사와 가맹점주가 독립된 사업자이면서 하나의 브랜드를 함께 성장시키는 특수한 사업구조다. 본사는 브랜드와 상품, 물류, 마케팅 등 사업의 기반을 제공하고 가맹점주는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만나 매출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이해만 강조해서는 가맹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와 협의의무제 도입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최소 가입자 30명’ 문제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오는 12월 3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가맹사업법은 일정 요건을 갖춘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등록된 단체가 거래조건 변경 등에 관한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맹점주의 집단적인 의견 전달과 협상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제는 시행령에서 정한 등록요건이다.

현재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같은 브랜드 전체 가맹점주의 10% 이상이 가입하면서 최소 30명 이상이 참여해야 단체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1000명 이상의 가맹점주가 참여한 단체는 별도의 방식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준은 브랜드 규모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
가맹점주가 100명인 브랜드의 경우 10%라면 10명만 참여하면 되지만 최소 30명 요건 때문에 실제로는 전체의 30%가 참여해야 한다. 가맹점주가 30명 미만인 브랜드라면 사실상 모든 점주가 참여해도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10%’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소규모 브랜드의 가맹점주에게는 훨씬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최소 30명이라는 하한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제도의 취지가 가맹점주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있다면 브랜드 규모 때문에 제도 접근성이 달라지는 문제는 반드시 보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명 기준을 단순히 낮추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맹본부 측이 제기하는 우려 역시 현실적인 문제다.

가입자 수가 지나치게 적은 단체도 등록할 수 있게 되면 하나의 브랜드 안에 여러 가맹점주단체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표성이 충분하지 않은 단체가 본사를 상대로 협의를 요구하고, 서로 다른 단체의 요구가 동시에 제기된다면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불필요한 행정적·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협의 결과가 전체 가맹점주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소수의 의견을 전체 가맹점주의 의사로 간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제도 보완에서 핵심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은 ‘30명을 몇 명으로 낮출 것인가’가 아니라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다.

첫째, 브랜드 규모에 따른 차등 기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가맹점주가 적은 브랜드에는 절대 인원 기준을 낮추고 일정 규모 이상의 브랜드에는 가입률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소규모 브랜드는 10%와 최소 인원 기준을 완화하고, 중·대형 브랜드는 가입률을 중심으로 대표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둘째, 복수 단체가 존재하는 경우를 대비한 조정장치가 필요하다. 하나의 브랜드에 여러 단체가 등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되, 동일한 사안에 대해 협의를 요청할 경우 일정한 대표성 기준을 충족한 단체를 우선 협의 대상으로 정하거나 공동협의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

셋째, 협의의 대상과 효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등록단체의 협의 요청을 가맹본부가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협의할 의무와 합의할 의무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협의가 결렬됐다는 이유만으로 가맹본부의 경영상 판단이 곧바로 불공정행위로 평가돼서도 안 된다.

넷째, 가맹점주단체 역시 책임 있는 조직으로 성장해야 한다. 단체 등록이 단순히 본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가입 가맹점주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수렴하고, 협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전체 가맹점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내부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

가맹사업에서 본사와 점주는 대립적인 관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본사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져야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본사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진다. 결국 양측의 이해관계는 충돌하는 부분도 있지만 상당 부분 서로 연결돼 있다. 그런 점에서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는 필요한 제도다.

다만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협상력을 일방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도 가맹본부가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균형장치가 필요하다.

이번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최소 30명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가 진정한 상생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30명’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되기보다 누가 가맹점주를 대표하는가, 그 대표성이 얼마나 객관적인가, 그리고 그 협의가 산업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결국 좋은 제도는 갈등을 키우는 제도가 아니라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이번 시행령 개정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어느 한쪽의 승패가 아니라, 가맹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컨설팅학 박사)

한종훈 기자 hjh@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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