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추석은 가족이 함께하는 명절이지만 부부에게는 그동안 쌓였던 갈등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양가 방문 순서와 명절 가사노동, 부모님 용돈, 육아 문제로 다투거나 시댁·처가와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추석이혼상담을 알아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A가 결혼 후 매년 추석마다 배우자의 본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음식 준비와 육아를 부담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A가 명절을 양가에서 균형 있게 보내자고 요구했지만 배우자는 이를 거부했고, 다툼 과정에서 폭언까지 반복했다. 올해 추석에는 결국 별거 이야기가 나왔다면 명절 당일의 싸움뿐 아니라 그동안 혼인관계가 어떻게 악화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추석에 크게 다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재판상 이혼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의 심히 부당한 대우,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혼상담을 준비할 때는 이번 명절에 있었던 일만 정리하기보다 혼인생활 전체를 시간순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폭언이나 폭력, 외도, 생활비 미지급, 과도한 가족 간섭 등이 이전부터 반복됐다면 문자와 카카오톡, 사진, 적법하게 확보한 녹음, 진료기록이나 신고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재산분할을 고려한다면 부부의 재산과 채무도 파악해야 한다. 아파트 등 부동산과 임대차보증금, 예금, 주식, 보험, 차량, 대출 등을 정리하고 각 재산의 취득 시기와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순히 배우자 단독명의라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과 무관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친권·양육권과 양육비, 면접교섭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누가 주로 자녀를 양육해 왔는지, 현재 생활환경과 교육 상황은 어떠한지 등 자녀의 복리를 중심으로 관련 사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추석 직후 감정이 격해졌다는 이유로 상대방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자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배우자의 휴대전화나 계정에 무단으로 접근하는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증거를 확보하더라도 적법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에 싸워서 이혼하고 싶다”는 결론보다 혼인관계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악화됐고 현재 어떤 증거와 재산, 자녀 문제가 존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 전 주요 사건과 자료를 시간순으로 준비하면 이혼 가능성뿐 아니라 위자료와 재산분할, 친권·양육권 문제까지 보다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