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부터 올해 8월까지 심의사례 확인...정근식 교육감 "실태조사 후 대안 마련"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서울에서 학생 간 격투를 놀이처럼 진행하는 이른바 '야차룰' 관련 학교폭력 심의사례가 31건 확인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실태조사와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우 의원(더불어민주당·성동2)은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정근식 교육감을 상대로 신종 학교폭력인 '야차룰'의 발생 현황과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김현우 서울시의원이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신종 학교폭력 '야차룰'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대응체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서울시의회
'야차룰'은 학생들이 서로 합의했다는 명목으로 격투를 벌이는 형태를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싸움을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 협박이나 집단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고, 폭행 장면을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하는 등 추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확인된 야차룰 관련 학교폭력 심의사례는 총 31건이다.
김 의원은 정식 심의에 오른 사건뿐 아니라 신고와 상담 단계에서 처리된 사례까지 살펴봐야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도별·학교급별 발생 현황을 분석하고 신종 학교폭력의 특성에 맞는 조사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에 정 교육감은 "실태조사를 하고 그에 근거해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서로 합의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폭력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폭력이 놀이로 포장되고 타인의 고통이 구경거리나 온라인 콘텐츠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담자별 책임을 구분하는 조사체계도 주문했다. 직접 폭행에 참여한 학생 외에 싸움을 강요하거나 부추긴 학생, 촬영과 유포에 관여한 학생의 역할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야차룰은 누가 폭행했는지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누가 싸움을 강요했고, 누가 폭력을 부추겼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폭행 영상의 온라인 확산으로 발생하는 2차 피해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김 의원은 피해학생의 폭행 장면이 반복적으로 공유될 경우 피해가 지속될 수 있다며 영상 삭제 지원과 재유포 방지, 증거 보존을 연계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육감은 강요된 합의 여부와 가담자별 책임을 반영한 조사기준, 영상 유포에 따른 피해 방지대책 등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폭력을 강요받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신종 학교폭력의 사안처리 기준과 피해학생 보호, 예방교육 등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