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유제원 기자]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공산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1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으나 상승폭은 두달 째 둔화됐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올해 물가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4.24(2015년 100기준)로 전월대비 0.9% 상승했다. 전월 보합세를 보인 후 한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8.7% 상승해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전월(9.0%) 보다 둔화됐다. 두 달 연속 둔화세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생산자물가는 일반적으로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식료품과 신선식품은 전월대비 각각 1.6%, 7.2% 상승했다. 에너지는 3.4% 상승했고, IT는 0.1% 하락했다.
손진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이 큰 폭 오르는 등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전년동월대비로는 기저효과로 지난해 12월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품 물가는 농산물(3.7%)과 수산물(2.1%)이 올라 전월대비 1.7%, 전년 동월대비 1.5% 상승했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5.2%), 화학제품(1.0%) 등이 오르면서 전월대비 0.9% 올랐고, 전년동월비 13.9% 상승했다. 서비스는 음식점및숙박(0.9%) 등이 올라 전월대비 0.6% 올랐고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특히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이 크게 올랐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은 전월대비 2.4% 상승해 2009년 7월(4.7%)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13.3% 뛰어 오르면서 1998년 6월(13.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손 팀장은 "전력, 가스, 수도 가격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6월 도입된 원료비 연동제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세부품목별로 보면 전월대비 낮은 기온이 지속되면서 생육 부진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로 풋고추가 80.2%나 오른 가운데 설명절 선물용, 제수용 수요로 사과도 25.3% 올랐다. 생산량 감소로 조기와 가자미도 각각 77.8%, 51.6%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경유와 휘발유도 각각 10.5%, 8.7% 뛰었다.
반면 휴대용 전화기는 삼성전자의 신모델 출시로 구모델 가격이 하락하면서 5.2% 내려갔고 글로벌공급 병목 지속으로 수요가 줄면서 D램도 10.1% 떨어졌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외식 수요가 줄고 해외 돼지고기 수입량도 늘면서 돼지고기도 9.5%나 급락했다.
1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하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중간재와 최종재가 올라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3.7% 올랐다.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농림수산품, 공산품 등이 올라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2.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