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국회에서 열린다. '슈퍼 청문위크'의 첫 날부터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되는 만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공직에서 퇴임한 후 국내 최대로펌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받은 거액 고문료 논란를 비롯해 고문 재직 기간 동안 이해충돌 의혹, 재산 형성 과정 등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2017년부터 약 4년4개월간 근무하면서 19억7700만여원을 받았고, 2002년∼2003년 김앤장 고문으로도 1억5100만원을 받았다. 2002년 한 후보자가 고문으로 근무했던 김앤장이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을 맡던 시기여서 한 후보자가 론스타 헐값 매각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김앤장 고문 외에 에쓰오일 사외이사를 맡아 8200만원의 급여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 종로구 3층 단독주택의 외국기업 임대도 이해충돌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한 후보자는 장인으로부터 매입한 해당주택을 1989년부터 1999년까지 통신기업 AT&T와 정유사 모빌(현 엑슨모빌)의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각각 임대한 바 있다. 당시 한 후보자가 통상 분야의 고위직을 맡던 시기여서 외국계 기업과의 부동산 임대거래가 이해충돌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후보 배우자인 최아영씨의 그림을 효성그룹, 부영주택 등 대기업에서 구입한 사실, 처가 소유의 청계천 토지를 시세보다 비싸게 시행사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점도 논란이다. 한국무역협회장 시절 이용했던 특급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을 퇴임 후에도 무료로 써온 것과 주미대사 시절 대사관저에서 서울대 동문회 모임을 가진 것도 특혜 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아울러 재정건전성, 최저임금,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완화를 포함한 부동산 대책, 검찰개혁 등 현안 질의도 집중될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4개 정부를 거치면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주미대사 등을 두루 지내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호남 출신인 대다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력이 있어 당초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재산 문제 등을 중심으로 갈수록 의혹이 불거져나오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경우 국회 인준도 장담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2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다. 민주당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와 장관후보자 3~4명의 낙마를 요구하며 이를 연계시키는 전략으로 나올 수도 있다.
헌법상 국무총리가 장관 임명 제청권을 행사하는 만큼 한 후보자가 국회에서 인준받지 못하거나 관련 절차가 지연될 경우 장관 임명도 늦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반쪽 내각이나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동력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당초 지난달 25~2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민주당과 정의당이 자료 부실 제출을 문제 삼고 청문회를 거부하면서 여야간 협의 끝에 일정이 5월2~3일로 재조정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