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이마트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일·채소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사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이마트는 17일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와 함께 ‘식품부산물의 고부가가치 사료자원화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마트 한채양 대표와 주요 관계자들, 이병화 환경부 차관,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비롯해 관련 기관과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신선식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마트는 후레쉬센터에서 나오는 과일과 채소 부산물을 사료화해 환경 보호와 부산물 처리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크기가 작거나 형태가 불규칙해 판매할 수 없는 과일·채소 부산물이 폐기물로 처리돼 왔다. 하지만 이마트는 이를 사료화해 한우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후레쉬센터의 냉동·냉장 시스템 덕분에 부산물 부패 가능성이 낮아 양질의 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마트는 식품부산물을 화식사료 제조업체 ‘태백사료’에 제공, 가공 과정을 통해 한우용 사료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부산물은 열과 스팀으로 처리된 후 발효 단계를 거쳐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고 소화율과 영양 흡수율이 개선된다. 이를 급여받은 한우는 메탄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육질의 질적 개선도 기대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미 시범적으로 48톤의 식품부산물을 한우 농가에 사료로 공급한 경험이 있다. 다만 당시에는 부산물이 폐기물관리법상 규제 대상으로 분류돼 재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이번 규제특례 실증화 사업을 통해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본격적인 사료화 추진이 가능해졌다.
이마트는 내년 1월부터 식품부산물 사료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마트 한채양 대표는 “이번 협약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해외 사료 원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사료업계, 더 나아가 우리 축산 농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단 점에서 지속가능한 생산, 소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말했다.